GJCU 가족마당
    [영화talk talk]
    개인적이지만 공감되는 시선
    같이 영화롭게 볼까요
    #8.나의 작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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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 포레스트(2018)

      #시골 #고향

       시골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 도시에서 떨어져 있는 지역
    • 주로 도시보다 인구수가 적고 인공적인 개발이 덜 돼 자연을 접하기가 쉬운 곳
    • 도시로 떠나온 사람이 고향을 이르는 말

     나는 고향이 수원이라 ‘시골’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렸을 때는 시골이나 다름없었다. 논밭이 사방에 있었고, 책가방을 집에 던져놓고 해가 질 때까지 뛰놀았었다. 지금은 논밭에 아스팔트가 깔리고,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아파트숲이 즐비해졌다. 더 이상 자연을 접하기 쉬운 시골 느낌이 아닌 수원이다. 수원 아닌 다른 곳에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은숙처럼 다른 도시에 대한 동경 내지 환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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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지에서 가서 새로운 내 생활반경을 꾸리고 싶은 그런 로망이 있었다. 명절에도 고향에 내려간다고 하면, 뭔가 어른인 것 같기도 하고 돌아갈 집이 두 개라서 부럽기도 했다. 혜원처럼 대학 입시가 끝나고, 대학교에 붙으면 혼자 독립해서 나가 살고 싶었다. 혜원의 엄마가 선수친 게 정말 대박이었지만.


      #배가고픈도시

    ‘회사생활이란 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더라구.’

    혜원처럼 공부하는 임용고시생이든 재하처럼 회사생활이든 도시에서는 시간과 사람에 쫓기며 산다. 뒤쳐짐에 좌절되고, 사람 한 마디에 상처받고, 숫자에 절망한다. 편의점이든, 배달앱이든 먹을 것이 넘쳐나기도 하지만 허기진다. 영혼을 채우는 음식이 없어서 그럴까. 영혼이 채워지는 정신적 여유가 없어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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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원처럼 노량진에서 임용 공부도 해봤고, 재하처럼 서울에서 매일 야근하며 회사도 다녀보았다. 어릴 때나 가능했던 것 같다. 워라밸이 지켜지지 않으면 삶도, 나도 망가지는 것 같다. 돈을 들여서 음식을 먹지만, 늘 배가 고픈 도시의 삶. 시골에서 살다 올라온 혜원과 재하에겐 도시에서의 삶이란 늘 결핍된 삶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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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택근무를 하면서 느낀 건데, 한 끼 한 끼를 먹는 것이 매우 힘들다. 소소한 기쁨으로 끼니를 먹는 게 아니라 때우는 느낌이 들어서 밥 먹는 것도 곤욕스러울 때가 있다. 때우거나 해치우는 느낌이 아니라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면서 먹었던 때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추운면먹고싶은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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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원의 엄마가 자연 그대로를 가지고 늘 음식을 해줬으니, 그 음식을 먹고 자라온 혜원 역시 그 솜씨가 어디 갈까.

    ‘요리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야.’

     확실히 많이 보고 많이 먹어본 사람이 맛있는 음식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 같다. 특정 음식이 맛있어질 때 그 계절도 깊어간다. 내가 깊어지는 계절은 언제일까.


      #엄마의작은숲

    ‘엄마에겐 자연과 요리, 나에 대한 사랑이 그만의 작은 숲이었다.’

     부모가 반대하는 사랑을 하고 누구보다 잘 살겠다고 큰 소리를 치며 결혼을 했는데, 남편은 병에 걸렸고 모든 걸 내려두고 남편의 고향에 왔다. 그 때가 혜원이 4살 때였다. 본인 고향도 아니고, 아무도 의지할 곳 없는 곳에 와서 혜원의 엄마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자연과 요리, 혜원이라는 작은 숲이 아니었으면 엄마는 뙤약볕에서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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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본인의 작은 숲을 만들어야 한다. 자신에게 힘이 되는 나무들을 많이 심고,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고 잠시 쉴 수 있는 나만의 숲을 말이다. 혜원의 엄마는 혜원의 수능이 끝나는 날, 작은 숲에서 나와 세상과 마주했다. 남편과 결혼하면서 포기했던 그녀 자신의 꿈과 일을 위해, 대문을 걸어나가 그녀만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떠났다. 혜원이 스무 살을 앞둔 그 시점이 자신의 타이밍이라고 느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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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원이 스무 살이 되도록 아빠의 고향을 떠나지 않은 엄마의 이유는 혜원이 힘들 때마다 흙냄새와 햇볕을 기억하게 해주고 싶어서이다. 혜원에게 언젠간 돌아올 곳을 만들어준 것이다. 엄마는 그걸 깨달았던 것 같다. 혜원을 여기에 심고 뿌리내린 소임을 다 하고서 그녀는 잘 돌아오기 위한 출발선에 서서 떠났다.


      #어른의맛을알게된다는것

     어릴 때 먹었던 막걸리는 시큼하고 콤콤했더라면, 혜원이 직접 만든 막걸리는 이제 ‘이 맛’이 된다. 이 맛을 알게 된 혜원은 어른이 되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농사가 체질이라는 해답을 갖고 돌아온 재하와는 다르게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본인의 미래도 모두 미루고 도망쳐 온 혜원은 시골에서의 바쁜 삶으로 문제를 가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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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사가 멋지고 재밌다는 재하 옆에서, 독을 품고만 살지 않는 은숙 옆에서 도시에서 느끼지 못한 온기를 느끼며 자신이 해야 할 말들과 행동을 정리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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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등감과 절망감을 안겨준 남자친구에게 시험 합격을 축하해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도시에 나가 성공하고 잘 살겠다는 허영심에서 벗어나 자신을 있게 해 준 자연 속으로 돌아와 또 새 삶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자연은 늘 순리대로 돌아오지만 매해 우리에게 같은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은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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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박주희
    이러닝팀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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