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칼럼
    김영미 아동복지상담학과장 칼럼
    코로나 시대에 태어난 아기들
    #2. 코로나 시대, 올바른 미디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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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살 선호는 텔레비전으로 ‘신비 아파트’를 보는 시간이 제일 즐겁습니다. 권장 시청 연령이 7세 이상인 만화지만, 또래 친구들이 다 보니 안 보여줄 수도 없어 선호 엄마는 고민이 큽니다. 더욱 걱정되는 건 텔레비전 앞에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있는 선호의 모습입니다. 코로나19로 밖에 나가지 않으니, 텔레비전 앞에 있는 시간도 늘어났습니다. 우리 선호, 이렇게 텔레비전을 봐도 괜찮은 걸까요?” 한국언론진흥재단 ‘우리 아이의 미디어 습관’ 중

     세계보건기구(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는 영아기(만2세 미만)를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지 않는 ‘노 스크린(no screen)’ 기간으로, 만5세 미만의 유아에게는 하루 1시간 이상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화면을 보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황은 어떨까?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실시한 <2020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3~9세 아동의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시간은 4시간 45분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의 4배를 넘는 수준이다. 연령대별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시간을 살펴보면, 만3~4세 4시간 8분, 만5~6세 4시간 24분, 7~9세 5시간 36분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이용시간도 증가하였다.

     영유아기는 신체, 인지, 사회정서 영역에서 급격한 발달단계에 있으므로 전자기기 화면을 보는 것 외에도 다양한 신체적 활동이 필요하며 미디어의 안전한 이용을 위해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많은 부모와 연구자들은 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미디어 지침을 충족시키는 것이 어려우며, 한편으로는 스크린 기반의 사회화와 교육 프로그램이 코로나 시기동안 아동·청소년에게 잠재적 이익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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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사용의 득과 실은 무엇일까?
    ◎득(得): 어린 시절 미디어 사용에 대한 위험이 분명히 있지만, COVID-19 팬데믹 동안 미디어 사용이 완충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멀리 떨어진 가족이나 친구를 온라인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만남으로써 사회성 발달을 촉진할 수 있으며 학습, 놀이, 오락 등에 있어서도 효과적이다. 중국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미디어기기 사용이 독서와 신체 활동보다 팬데믹과 관련된 고통을 완화시키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보고하였다.

     ◎실(失): 미디어 기기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연구결과들은 정서조절 어려움, 언어 지연, 내재화 문제(우울, 불안, 위축, 신체화), 외현화 문제(공격성, 행동문제 등), 사회적 능력 저하, 건강문제(비만, 수면문제, 안구건조증, 거북목증후군) 등을 야기한다고 지적한다. 만1~10세 영유아 707명을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에서는 영유아기에 TV 시청 시간이 하루 1시간씩 늘 때마다 취학 연령이 되었을 때 주의집중력 문제가 생길 위험이 10%씩 높아지고, 언어발달이 지연될 확률이 최고 2배가 높아진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영상물에 과다 노출된 유아에서 기분 변화가 심하고 짜증이 많은 등 정서조절의 문제가 나타났으며, 저조한 눈맞춤과 사회적 미소 등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함을 보였다.

     미디어 사용 시간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
    아동이 접하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실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당신의 아이, 무엇을 보고 듣고 있나요?’란 주제로 국내 통신업체와 AI업체가 8주간 실제 5세 아이를 3D 모델링 기술로 복제하고 인공지능 음성합성 기술로 대화가 가능한 두 명의 AI아이를 구현하였다. 그런 다음 1번 AI아이에게는 양질의 콘텐츠를, 2번 AI아이에게는 무분별한 콘텐츠를 일정 시간 동안 시청하게 하였다. 그 결과 1번 AI아이는 올바르고 창의적인 언어를 구사한 반면, 2번 AI아이는 성인들이 사용하는 비속어로 대화를 하였다. 예를 들어, “엄마 사랑해?”라는 질문에 양질의 콘텐츠를 본 1번 AI아이는 “너무 사랑해요. 나는 엄마 너무 사랑해요.”라고 기쁘게 대답을 하였으나 무분별한 콘텐츠에 노출된 2번 AI아이는 “저한테 사랑을 강요하지 마세요.”라며 화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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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교육부 공식 블로그. “증가하는 어린이의 미디어 이용, 막지 말고 올바른 이용법을 알아가요! (2021.03.17)

     최근 연구들은 미디어기기 사용 시간이 아동의 정신건강과 웰빙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으며, 오히려 부모의 지원, 가족 관계, 어린시절 경험 등이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또한 UNICEF의 『Growing up in a connected world』 보고서(2019)에서는 미디어기기의 적절한 사용시간도 중요하지만, 아동이 온라인에서 무엇을 하는지, 그들이 접하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그들의 생활 환경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미디어기기 사용에 대한 부모의 감독

    • 24개월 전 TV를 포함한 미디어 노출은 금지하는 것이 좋다.
    • 유아는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는 능력, 자기조절능력, 판단력 등이 미숙하므로 폭력성이나 성적인 내용에 노출되었을 때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연령대에 맞는 콘텐츠를 보고 있는지 확인한다.
    • 부모나 형제자매로부터 어린 영유아들이 수동적으로 미디어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침실 등에서 일상적으로 미디어를 사용하고 TV를 켜 놓는 것은 피해야 한다.
    • 아이가 칭얼대거나 심심해할 때 미디어기기로 달래지 않는다.
    • 교육용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하는 등 지속적인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 부모가 미디어기기 사용을 많이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살펴보고 자녀에게 롤모델이 되도록 노력한다.
    • 자녀와 합의하여 미디어 사용에 대한 규칙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적용한다.
    • 온라인 게임을 하는 동안 자녀의 기분을 잘 관찰하고 게임이 끝난 후 경험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 자녀와 함께 활동적인 비디오게임이나 운동을 한다.

     COVID-19 팬데믹으로 신체적인 활동에 제약이 많아지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리는 디지털 기술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미디어기기의 사용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아동 발달에 단순히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이라고 결론 짓기는 어렵다. 지금이 어쩌면 미디어기기 사용으로 자녀의 발달과 가정에 미치는 위험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볼 좋은 시기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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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미
    국제사이버대학교 아동복지상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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