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칼럼
    상담심리학과 김현미 교수의
    상담 Story
    #27.아는 만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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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유홍준 교수가 언급하고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 말의 원문은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볼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이다.

     이 말은 사물이든 사람이든 관심을 갖고 보면 더 알게 되고, 더 많이 보인다는 의미일 것이다. 관심을 갖고 보면 더 알게 되는 것은 우리 마음도 동일하다. 교육분석을 받을 당시, 치료자는 나에게 매일 매일 꿈을 기록해서 가져올 것을 요청하였다. 꿈을 매일 꾸는 것 같지도 않고, 꾸었다고 해도 기억이 나지 않던 당시 참으로 난감했었다. 머리맡에 노트를 놔두고 새벽녘이면 기억나는 대로 끄적이는 것을 몇 달동안 계속했더니 나중에는 꿈이 더 생생하게 잘 기억이 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상담을 하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내담자들을 종종 보곤 했다.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기억력이 나쁘거나 혹은 머리가 나빠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기 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담자가 자세히 묻고 내담자는 상담자의 질문에 생각을 하다보면 아지랑이처럼 스물스물 억압해두었던 기억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곤 한다. 특히 두렵거나 불쾌한 경험이나 기억은 그것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괴롭기 때문에 마음 깊숙이 밀어넣다보니 더 기억이 나지 않곤 한다.

     꿈이나 감정, 생각(사고), 경험(행동)과 같은 우리 마음도 아는 만큼 보인다.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마음을 알아가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작은 노력이라도 할 때 우리 삶은 더 나아진다. 바다를 이루는 물은 아주 멀고 높은 산의 꼭대기에 떨어진 한 방울의 물이 모이고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오늘부터, 조금이라도 내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남들이 원하는 나’를 ‘내가 원하는 나’로 착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같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진짜 나’로 살아가는 핵심기제이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아는 것이 고통스럽기 때문에 고통을 피하기 위해 아닌 척을 하거나 가짜 나로 살아가게 된다. 진짜 나로 살기 위해서 우선 나의 몸(신체)과 마음에 집중해볼 필요가 있다. 마음이 어떤지 살펴보는 것이 어렵다면 신체가 보내는 신호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인간의 몸은 마음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면 몸에 이상반응이 오곤 한다. 배우자에게 화가 나는 한 여성은 소화가 안 되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호소하고,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아동은 학교에 가기 전에 늘 배가 아프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고, 잠이 오지 않고, 나른함 등은 우리 마음이 효율적으로 순환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상들이다. 게슈탈트치료에서는 특정 신체 부위와 대화를 나눠보는 기법을 사용해서 신체를 자각하고, 욕구나 감정을 알아차리도록 돕는다.

    상담이나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나 자신과 대화를 통해 자각(알아차림, awareness)을 높여나갈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공감이나 지지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위로하고 지지하는 것은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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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일과를 마치면서 ‘오늘 하루도 서서 일하느라 수고한 내 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준 귀’, ‘PC앞에서 작업하느라 애쓴 손과 눈’ 에게 말을 걸어주고, ‘짜증나고 서운하고, 두려움을 느낀’ 내 마음에게 말을 걸어주길 권한다.

    신체와 마음이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감정과 욕구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원하고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면 긍정적인 감정이, 원하는 것이 좌절되면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난다. 감정이 일어날 때 내가 무엇을 원하고 바랬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자기를 아는 길이다. 원하는 것을 알면 알수록 채울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려고 노력하면 원하는 것이 더 잘 보인다. 내 마음속 응어리, 인내심을 갖고 녹여내서 만들어진 성분과 과정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다시 쌓이지 않도록 잘 정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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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미
    국제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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