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심리학과 김현미 교수의
- 상담 Story
- #38.나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다
“그렇게까지 나를 챙겨도 되나, 너무 나만 생각하는거 아닌가....”
많은 내담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누군가는 일 때문에 소진되어 쓰러지기 직전이었고, 또 다른 이는 늘 다른 사람의 기대를 먼저 생각하다 자기감정을 잃어버린다.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오히려 그런 생각과 감정을 ‘이기적인 것’으로 여겨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는 상담심리학자의 시선에서 자기애는 건강하게만 형성된다면 삶의 중심을 지켜주는 힘이 된다.
그렇다면 자기애는 태어날 때부터 있는 걸까?
자기애라는 말은 때때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자기애성 성격장애(narcisistic personality disorder)와 유사한 개념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자신에 대한 과장된 평가로 인한 특권의식을 갖고 타인을 착취하거나 오만한 행동을 나타내어 부적응을 초래하는 성격장애이다. 건강한 자기애는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좋은 느낌을 갖는 상태로 타인을 배려하면서도 자신의 욕구를 무시하지 않는 균형을 이루는 상태이다. 나를 존중하면서도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성숙한 태도를 보인다.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하면서 자기애를 형성해 나간다. 어린 아이가 울 때, 양육자가 따뜻하게 반응하면서 안아주고 욕구에 반응을 보여 주면 아기는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인식한다. 그러나 양육자가 웃지도 않고 안아주지도 않고 달래 주지도 않고 사랑해 주지도 않는다면 아기는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로 느낀다. 성장한 후에도 ‘내가 이렇게 나를 돌봐도 되나?’라는 혼란을 겪곤 한다.
A씨는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한 성실한 직장인이었다. 업무 능력도 뛰어나고 동료들에게도 늘 친절할 뿐만 아니라 상사로부터 신뢰를 받는 겉보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번아웃(burnout) 상태에 가까운 무기력감으로 힘들어 했다.
“저는 늘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해 움직였어요. 상사든 가족이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 감정이 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A씨는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말하면 이기적일까 봐 꾹꾹 눌러온 것이다.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 ‘성숙함’이라고 믿으며 살았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해도 되는 거군요.”
자기애는 연습이 필요하다. 건강한 자기애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어른이 된 지금부터 의식적인 연습을 통해 다시 배워야 할 때가 많다.
건강한 자기애를 위해 다음 방법을 실천해 보기를 권한다.
첫째, “나는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지?”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타인을 먼저 살피는 습관이 있다면, 자기 감정을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감정은 판단이 아니라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다.
둘째, ‘괜찮아, 나도 힘들 수 있지.’ 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기
자기 위로는 나약함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대화이다.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다정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작은 선택에서 나를 존중하는 연습하기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 주말 일정을 짤 때 “나는 뭘 원하지?”를 기준으로 생각해 본다.
스스로를 존중하는 작은 결정들이 모이면 변화의 시작이다.
건강한 자기애는 자기만족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진정한 자기애를 가진 사람은 타인과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다. 왜냐하면 나 자신과의 관계가 안정된 사람은 타인의 감정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칼 로저스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변화가 시작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나를 더 자주 안아주는 법을 다시 배워보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