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가족마당
    [독서탐방]
    바람 쐬듯 즐기는 책 산책
    #3. 동물농장

     지난 글에서는 디스토피아를 주제로 하며 조지오웰의 ‘1984’를 이야기했었죠. 오늘은 조지오웰의 또 다른 20세기 고전 풍자소설 ‘동물농장’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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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농장’은 1945년 출간된 소설로 평등한 자원의 분배를 표방하는 공산주의 체제, 스탈린 정부의 부패과정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풍자한 우화소설입니다.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의 ‘1984’와 달리 ‘동물농장’은 조지오웰의 부인 “아일린 오쇼네시”의 영향을 받아 그의 작품 중 드물게 유머가 있는 대중 친화적인 소설이 되었다고 합니다. 동물농장을 단순히 스탈린의 소비에트 연방에 대한 풍자라고 볼 수도 있지만, 사회주의자이면서 사회주의 국가를 비판하던 작가의 성향을 볼 때, 공산주의 체제만이 아닌, 나치스와 같은 독재 파쇼정부 또는 개혁이나 혁명을 배신한 모든 부패 정권에 대한 비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출간된 시기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던 때로서 냉전이 꿈틀대는 시기입니다. 그러한 만큼, 당대의 정세 흐름을 담고 있었으며, 영국의 언론인이자 소설가였던 작가 조지 오웰이 평생에 피땀을 쏟아 넣은 유일한 작품이라고도 말하는 고전 베스트셀러입니다.

     한편으로 당시에는 유럽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친소적인 분위기가 있었기에 소련을 풍자한 ‘동물농장’의 출간이 어려웠다고도 합니다.

     배경 지식이 많을수록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인 만큼, 소설에 대해 이야기한 뒤, 소설 속 배경 사회인 사회주의 이론에 대해서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소설은 마르크스와 레닌을 빗댄 늙은 수퇘지 메이저 영감의 유언으로 시작됩니다.

    “모든 들판을 동물들에게!”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늙은 수퇘지 메이저 영감은 자신이 꾼 꿈에 대해 이야기하며, 왜 동물들의 노동력을 제공해서 인간들에게 착취당해야 하는지, 동물들의 삶과 진정한 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동물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파하며 곧 죽게 됩니다. 이후 메이저 영감의 뜻은 트로츠키를 빗댄 스노볼과 스탈린을 빗댄 나폴레옹이라는 돼지들에게 이어집니다.

     어느 날, 스노볼과 나폴레옹은 농장주 존스(황제 니콜라이2세)와 일꾼들이 먹이를 제때 주지 않는 것을 계기삼아 농장에 있는 모든 동물들을 규합하여 혁명을 일으키고 농장의 생산물을 독차지하는 존슨과 일꾼들을 몰아내는데 성공합니다.

     스노볼은 존슨의 장원농장을 동물농장으로 개칭하고 7계명을 선포합니다. 메이저 영감의 유지를 이은 돼지들은 동물주의 사상을 실현하는데 노력하여 생산량을 증진시키고 과거 동물들 간에 있어왔던 분쟁들을 해결합니다.

    1. 무엇이건 두 발로 걷는 것은 적이다.
    2. 무엇이건 네 발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것은 친구이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선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동물주의 혁명을 이끌었던 돼지들의 권력이 비대해지며 특권계층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 스노볼(트로츠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풍차를 건설할 것(공업화 경제계획)을 주장하고, 나폴레옹(스탈린)은 이에 반대하며 갈등이 커져갑니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힘을 더욱 공고히 하기위해 사납고 커다란 개들을 몰래 길들이고 이들을 비밀경찰로 이용하여 풍차 건설을 주장하던 스노볼을 쫒아냅니다. 독단적인 나폴레옹의 행보에 반발하는 동물들도 있었지만, 무분별하게 나폴레옹을 찬양하는 우민한 양떼들에 의해 토론의 기회조차 묵살됩니다.

     나폴레옹은 스노볼이 인간들과 내통한 배신자라며 오명을 씌우고 급기야 동물주의에 어긋나는 인간들의 행동을 따라하며 (집을 소유하고 가구를 사용하며 술을 마시기도 하고 심지어 이족보행까지 한다.) 자신에게 불만을 가진 동물들을 숙청하는 등 공포를 이용한 독재를 시작합니다.

     이후 나폴레옹은 농장에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면 스노볼 때문이라고 선동하고 농장주 존스가 쳐들어올 수 있다며 위협합니다. 또한 풍차건설이 스노볼의 계획이었다는 사실을 은폐한 채 자신이 반대했던 풍차건설을 추진합니다. 더 많은 노동을 요구하며 더 적은 생산물을 배급하고 과거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홍보합니다. 스스로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돼지들에게 더 많은 특권을 부여하며 7계명을 자신과 돼지들의 권력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교묘하게 수정합니다. 여러 해가 지나, 농장은 더 부유해졌으나 동물들은 가난해졌고 과거의 일을 기억하는 동물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7계명은 어느새 모순적인 단 하나의 계명만 남게 되었습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을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돼지들이 다른 동물들 위에 군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으며 오로지 돼지들만이 신문을 읽고 첨단물품을 사용하며 두 다리로 보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나날들이 흘러가며 나폴레옹은 주변 농장의 주인들로부터 초대를 받고 만찬을 즐기게 됩니다. 동물들은 그 만찬을 몰래 훔쳐보고, 나폴레옹은 지금까지 오해가 많이 쌓인 것 같다며 농장의 이름을 바꾸겠다고 이야기합니다. 동물들은 훔쳐보는 행위를 그만두고 돌아서지만 그 순간 만찬장에서는 카드놀이를 하며 고성이 오갑니다. 이제 누가 돼지이고 누가 인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소련과 공산주의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각 동물들이 누구를 그리고 어떤 계층을 비유하는지 알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또한 역사를 모르더라도 익숙한 역사적 서사구조를 갖고 있으며 우화형식을 빌려왔기에 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저는 냉전시대를 직접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학창 시절에 세계사와 철학 과목을 좋아했기에 이 책을 읽으며 한 번 더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이념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떠올랐습니다.

     마르크스가 주장한 사회 발달단계는 다음의 발달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원시공산사회 - 고대노예제 - 중세봉건제 - 근현대 자본주의 - 사회주의 - 공산주의

     원시공산사회는 신석기 시대의 모습으로, 계급과 사유재산이 발생하기 이전의 시대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공평하게 분배하는 사회입니다. 이후 계급과 사유재산이 발생하며 고대노예제사회로 발달하게 됩니다. 중세봉건제 사회는 서방세계를 기준으로 하며, 착취대상이 일반 노예에서 토지를 매개체로 한 농노로 변화하게 됩니다. 근?현대 자본주의는 생산수단을 독점한 자본계급이 그렇지 못한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단계이며, 시대의 차이는 있으나 오늘날의 현대사회도 이에 속합니다.

     바로 이 자본주의 단계에서 생산수단의 독점을 막고 부를 재분배하기 위해 사회주의 혁명이 발생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 사회주의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무력혁명으로 정의하며, 생산수단과 재화들을 분배하기 위해 막강한 권력을 갖고 이를 빼앗아 인민에게 분배한 뒤 해체되는 일당독재 혁명세력의 출현을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사회주의를 표방했던 모든 국가들은 소련의 ‘스탈린’과 동물농장의 ‘나폴레옹’처럼 집권 이후 그대로 모든 부와 권력을 당이 전부 움켜쥔 채 부패하였고, 사실상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이념이 실현된 사례는 역사적으로 전무합니다.

     동물농장의 저자인 조지오웰이 살았던 시대의 경우 마르크스주의 출현 이전에도 사회주의에 대한 논의가 많았으며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급진 좌파성향인 공산주의자와 사회주의자들은 서로를 강하게 비판했었습니다. 서로를 비판한 이유는 사회주의자들은 자유주의 체제의 수정을 위한 복지제도에 찬성했지만, 공산주의자들의 경우 이러한 복지제도가 사회주의의 실현을 방해한다며 부정했기 때문입니다.

     마르크스주의는 실패한 체제이기는 하지만, 그가 쓴 ‘자본론’은 역사와 사상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닌 자본과 경제에 관한 이야기가 더 중심적인 만큼 시장만능주의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복지제도가 이슈인 요즘사회에 탐구하기에 오히려 흥미로운 관점의 책입니다. 당시 세계를 양분하던 사상인 사회주의에 대해 더 알아보는 것도 좋지만 오늘의 주제가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아닌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니 만큼 사상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어떤 이념의 사회이건, 어떤 시대의 나라이건, 역사를 볼 때, 지배계급이 부패했을 때 벌어지는 일들은 시대상이나 이념에 관계없이 동일한 흐름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부패한 권력을 심판하기 위해 혁명세력이 들어서고, 시민사회로의 권력이양 또는 부의 분배와 같은 대의명분을 배신한 세력이 권력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면, 배반의 권력은 공포를 이용해 나라를 다스리고 민중들은 이전과 다를 바 없이 굶주리게 됩니다.

     이 소설은 냉전시대 자유국가의 주적이었던 소련 공산체제의 역사와 인물들을 그대로 빗대었지만, 왕정시대이건 자유자본주의 사회이건 형태만 조금씩 다를 뿐 집권세력이 특권계급이 되고 다수의 국민들이 우민화되면 언제든지 비극적인 역사는 반복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비슷한 경험을 갖고 저항의 역사, 자정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다면 사회부패에도 면역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책을 쓰는 이유는 폭로하고 싶은 어떤 거짓말이 있기 때문이고
    사람들을 주목하게 하고 싶은 어떤 진실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출발점은 언제나 불의에 대한 의식이다.”
    - 조지 오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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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 이승민
    입학처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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