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칼럼
    상담심리학과 김현미 교수의
    상담 Story
    #23. 자신의 언어로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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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말 주변이 없어요.’ , ‘듣는게 편해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게 어색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종종 듣는 말이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자신은 상대적으로 그들에 비해 말을 잘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말을 잘 하는 것과 잘 말하는 것은 다르다. 잘 말하는 것은 자신의 내면에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고, 내가 주체가 되어서 말하는 것이다. 한 청소년 내담자가 했던 말을 통해 어떻게 말해야 할지 생각해 보려고 한다.

     “제가 사교성이 없다고 말했어요. 친구들이”
    “엄마는 저더러 좀 주관을 갖고 결정을 내리라고 했어요.”
    “엄마 때문에 이번 시험 망쳤어요.”
    “저를 따돌린 00만 아니었으면 학교가는 게 즐거웠을 거에요.”

     이 청소년 내담자의 입에서 ‘나는(내가)’ 혹은 ‘저는(제가)’와 같은 표현이나 어떤 결과가 자신의 선택과 책임이라는 생각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 경험을 드러내는 게 몹시 낯설고 어색했던 모양이다. 말을 하기 시작하면 온통 ‘누가 이렇게 말하더라’ 혹은 ‘누구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로 시작해서 끝을 맺었다.

     솔직하게 표현하라고 해서 고함을 지르거나 상대방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물건을 던지라는 말은 아니다. 솔직함의 핵심은 나의 감정, 욕구를 인정하는 것이다.

     솔직하게 말을 하기 위해서는 나의 감정(느낌)에 솔직해야 한다. 감정에는 정답과 오답이 없다. 화가 나고, 슬프고, 불안하고,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 드는 순간 이런 감정을 느끼는 자신을 약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존심이 상해 그 감정을 느끼지 않고 무시하거나 잊어버리려고 한다. 감정을 스스로 결정하려면 나의 언어 습관에 주의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 의해 행해지는 수동적인 말투로 자기를 변명하지 않아야 한다. 자기의 감정이 다른 사람이나 주변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고 생각하면 누구 때문에, 그 일 때문에 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내 감정은 전적으로 다른 사람이나 주변 환경에 결과이고 내 삶이 나아지려면 다른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또한 이 말은 자기 감정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전제되어 있다. 하지만 감정의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고 나의 능동적인 변화 없이는 누구도 나의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 감정의 주인이 되려면 수동이 아닌 능동 언어를 사용해야 하고 자신이 내뱉은 말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내가 화를 냈던 거야”, “그 문제로 우울했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게슈탈트 상담과 다세대 가족치료는 자신의 언어로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상담 이론이다. 게슈탈트 상담에서는 욕구와 감정을 알아차리도록 돕는 상담 기법으로 언어 수정 기법을 사용한다. 내담자가 “제 친구는 정말 거짓말을 많이 해요.”라고 말하면 상담자는 ‘나’를 주어로 다시 말해볼 것을 요청한다. “나는 거짓말쟁이 친구 때문에 화가 나요.”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이것’, ‘우리’, ‘사람’, ‘여자’, ‘남자’, ‘어른’, ‘아이’와 같은 단어 대신 ‘나’를 주어로 사용하게 하여 자신의 생각과 감정, 경험을 알아차리고 행동의 주체와 책임을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게 한다. 또한 “화를 내는 것은 나쁘지요?”와 같이 의문문을 사용하기 보다는 “나는 화를 내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게 한다.

     다세대 가족치료에서는 ‘나의 입장(I-position)'기법을 사용한다. 나의 입장 기법은 상대방의 행동을 비난하거나 지적하기 보다 자신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어 표현하도록 돕는 방법이다. 예를들면, ‘당신은 왜 이렇게 게을러?’ 라는 반응보다 ‘당신이 나를 좀 도와주었으면 좋겠어’ 라는 표현을 가르친다. 나의 입장 기법은 고든(Gordon, 1975)이 부모-자녀간 효과적인 대화법으로 소개한 나-전달법과 유사한 기법이다. 나 전달법은 아이를 중심으로 비난, 무시, 야단치기 등 비효과적인 대화와 반대되는 대화법으로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받아들이기 힘들 때 아이의 행동에 대해서 느끼는 자기 감정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비판, 평가, 판단하지 않고 부모가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만을 설명하며, 아이의 행동에 부모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며, 아이의 행동이 부모에게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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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자기 자신의 감정을 그리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존재이다. 지금부터라도 능동적인 말로 스스로의 말에 책임을 지고 자신이나 남에 대해 그리고 일상적인 여러 문제나 자신이 바라는 일에 대해 단정적이고 극단적인 말을 덜 해보려고 노력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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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미
    국제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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