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20년 Summer 제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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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엄마도, 아빠도 부모가 처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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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아 조금만 힘내~ 엄마 얼굴은 보고 가야지!”지난해 4월 부드러운 햇살과 향기로운 바람이 너무나 좋았던 날. 태어난 순간부터 15년간 함께 했던 반려견 겨울이가 제 품에서 그렇게 마지막 숨을 내쉬고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미안해. 겨울아~ 많이 힘들었지? 이제 그렇게 싫어했던 약을 먹지 않아도 되고, 주사도 맞지 않아도 되니까. 편안하게 쉬렴.”

 약 10분 후 퇴근해서 돌아온 아내와 저는 차가워지고 굳어져가는 겨울이를 마치 우리의 체온으로 되살리려는 듯이 꼭 안고 한참을 눈물 흘렸습니다.그리고 약속했던 종양조직 샘플 제공을 위해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아이들이라서 그랬을까요? 형제였던 봄이는 유선종양으로 그리고 겨울이는 희귀성 림프종양으로 약 1년간의 투병 기간을 견디고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어쩌면 하루라도 더 함께 하고 싶은 우리의 욕심 때문에 힘겨운 항암치료로 아이들을 힘들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봄이 겨울이의 진료 기록과 조직 샘플이 앞으로 병원을 찾아올 많은 아픈 반려동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아이들도 뿌듯한 마음으로 다시 만날 때까지 무지개다리 건너에서 힘차게 뛰어다니고 있을 거라 위안했습니다.

 약 15년 전 출산 후 엄마 개가 죽고 한 주 동안이나 힘겹게 새끼들을 돌보시던 전 보호자로부터 동물을 좋아하고 잘 돌봐줄 수 있는 사람들을 수소문해 입양을 보내시길 원하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뒤, 봄이와 겨울이는 작은 바구니에 담겨 저희에게 왔습니다. 같은 배에서 태어났지만 씩씩하고 조금 더 덩치가 큰 여자아이는 조금 얌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봄이란 계절을 이름으로 붙였고, 조금 소심하고 덩치도 더 작은 남자아이는 씩씩하고 강하게 크라고 겨울이란 계절을 이름으로 붙였지만 큰 효과는 없었습니다. 산책을 할 때도, 병원에 갈 때도 언제나 예쁘다는 말과 함께 정말 똑같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던 우리 아이들. 봄이는 큰 눈에 주둥이가 길고 귀가 좀 큰 편이었고 길고 털이 많은 꼬리가 우아하게 흔들렸고, 겨울이는 동그란 눈에 주둥이가 짧고 꼬리가 꼬부라져 있어서 제 눈에는 너무 달랐지만 같은 색깔의 털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보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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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나라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며 그 수가 1천만 명을 넘어섰고,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현재 또는 과거에 반려동물을 길러본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원래부터 동물을 좋아해서 키우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저처럼 결혼이나 또는 우연한 기회를 통해 키우게 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계기와 상관없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은 전과 다른 많은 변화들이 발생합니다.

 저 역시 마음의 여유가 없이 하루하루 일에 치여 무미건조한 삶을 살았었는데 강아지를 보살피면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생겼을 뿐만 아니라, 주변을 좀 더 살피고 넓게 보는 안목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삶에 있어서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봄이와 겨울이의 스트레스 해소와 야외 배변 등의 활동을 위해 거의 매일 20~30분간 산책을 다녔습니다. 가끔은 정말 귀찮게 여겨지는 날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간절한 눈빛을 이겨낼 수는 없었죠. 이러한 일상이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혈압과 콜레스테롤, 트리글리세이드 수치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말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동물의 감정이나 상태를 몸짓, 표정 등 사소한 행위를 통해서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찰력, 나아가 통찰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반려견이 산책을 못 나가서 우울해하는지, 숨겨놓은 사료를 몰래 먹고 혼날까 봐 눈치를 보는지 한눈에 알아차리게 됩니다. 이러한 통찰력은 사회생활 중 다양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항상 솔직한 반려동물의 감정을 마주하게 되면서 공감 능력도 향상됩니다. 양파나 초콜릿, 포도 등 반려견이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물을 항상 꼼꼼하게 치우고, 반려견의 특성상 위험할 수 있는 각종 물건과 음식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정리, 청소하는 습관이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정리 정돈하는 습관으로 반려동물과 사람이 모두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집안 환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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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많은 장점들 중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정서적 안정감과 행복감’입니다. 반려동물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외로움이나 우울한 감정을 줄여주고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줍니다. 모든 게 빠르게 변하고 경쟁 속에서 지친 일상에서 언제나 한결같은 사랑과 믿음을 보여주던 봄이와 겨울이 덕분에 함께 했던 시간뿐만 아니라, 떨어져 있는 지금도 심리적 위안을 받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미치는 이러한 긍정적 효과를 이용하여 인지적, 사회적, 정서적 기능을 회복시키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자폐증은 물론 알코올중독이나 약물중독 같은 중독증상 심리치료법으로 동물교감치유가 발전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반려동물을 키우는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효과를 경험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효과가 없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 또한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죽음 애도, 반려동물에 의한 수면 방해 등은 오히려 우리의 삶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집을 비우거나 휴가를 떠날 때 맡길 곳이 없어서 휴가를 포기하기도 하고, 매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고, 소음 등으로 인해 이웃 간에 불화가 발생하는 어려움 등을 겪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반려동물의 수가 늘어가는 것과 함께 유기되는 동물의 수 또한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작고 귀여워서 키우기 시작했지만 덩치가 커졌다는 이유로, 나이가 들어 병원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자녀가 태어나서 등 그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국은 사람들의 이기심과 생명 경시 풍조의 영향일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충고합니다. 탄생부터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 함께 하겠다는 책임감이나 여건이 되어 있지 않으면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생명존중 사상과 또 사회문제 예방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넘게 동네 아파트 단지 주변의 길고양이 들을 보살펴 주고 있습니다. 늦은 저녁 시간에 사료와 물을 주고, 이른 아침 다시 깨끗하게 그릇과 주변을 정리해 줍니다. 처음에는 다소 부정적이었던 이웃들도 지금은 응원해 주시거나 함께 동참해 주시는 분들도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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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는 보살피던 길고양이 중에 심한 외상으로 한 달 이상 요양이 필요했던 한 아이를 병원 치료 후 집으로 데려와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를 통해서 일상 속에서 다시 큰 기쁨과 행복을 얻고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이긴 하지만, 그것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일입니다.

 1인 가구,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가족 간의 유대감이 점점 약화되고 있는 요즘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행복한 삶에 대해 한 번쯤은 신중하게 고민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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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성철 학우
상담심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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