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9년 spring 제19호
  • GJCU 2020 신년사
  • GJCU 커버스토리
  • GJCU 알림
  • GJCU 칼럼
  • GJCU 교수기고
  • GJCU 가족마당
지난웹진보기
상단으로 이동
GJCU 가족마당
1. 새로운 선택지를 만드는 힘의 원천
이미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2014 )

  key-words : #선택 #성실 #행복 #재개발


 칸트에 따르면 성실誠實은 인간의 성격의 기본적 특질이며, 그의 본질적인 것이다. 성실은 또한 숭고이기도 하다. 인간은 허위에 의해서 아무런 가치도 없게 되고, 모든 성격이 부인되게 된다. (칸트사전, 2009)

이미지

 ‘만약에 내가 왕(왕비)이라면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 하고 어렸을 때 한번쯤은 생각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이 왕인 내가 어떤 나라 속에서 살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금으로 뒤덮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다거나, 돈이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거나 하는 등의 내가 누릴 나라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된다. 아주 어릴 때 생각했던 그 꿈같은 상상들을 요즈음 가끔 생각해보곤 한다. 지금 현실이 내가 상상했던 2020년, 내가 꿈꾸었던 30대가 아님에 씁쓸함을 느끼면서 말이다.

이미지

 애니메이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도 언니가 읽어주는 지루한 역사책 공부를 하다가 현실과는 전혀 다른 자신만의 세상을 상상한다. 그러다 조끼를 입고 회중시계를 든 토끼를 발견하게 되면서 호기심에 따라가다가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게 된다.

이미지

조끼를 입고 회중시계를 든 토끼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인 수남은 중학교 졸업반이었던 그 당시 16살에 겪는 ‘공장에 취직하느냐, 고등학교에 진학하느냐’ 갈림길에 놓이게 되고, 엘리트의 삶을 꿈꾸며 고등학교 진학을 선택한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자격증도 14개나 따고 쓰리잡, 포잡, 누구보다 더 성실하게 일을 하지만 성실이 가져다주는 보상은 엘리트는커녕 엎치고 덮치는 사건사고와 빚이다.

이미지

누구보다 성실히 일하는 수남

 수남은 정말 엘리트가 되고 싶었던 것일까? 엘리트의 길이 좌절로 이어지자, 수남은 행복한 아내의 삶을 꿈꾼다. 행복하기 위해 성실히 노력한다. ‘성실히 노력하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이 평범한 표어 내지 교훈은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늘상 듣던 말이다. 평범한 동화라면 이 가엽고 성실한 여인에게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나 조력자의 역할을 다하며, 신데렐라나 콩쥐와 같이 뼈 빠지게 일한 보상을 해주고도 남았을 텐데, 거의 잔혹동화 수준이다.

이미지

신데렐라와 왕자/콩쥐와 원님

 수남의 남편은 오히려 수남에게 짐이 된다. 신혼집 마련할 돈도 없었으며, 귀도 안 들리고, 손가락 마저 사고로 잃게 된다. 더 나아가 자살 기도에 식물인간이 되어 수남에게는 현실적으로 도움이 1도 안 되는 인물이다. (보고 있자면, 복장 터진다.)

이미지

수남과 손가락이 잘린 수남의 남편

 그런 남편은 아이러니하게도 수남에게 있어 삶의 원동력이 된다. 무가치한 가장이 수남에게 있어선 가장 필요하고, 가장 가치 있는 타자인 것이 이 영화의 특별함이다. 영화를 보는 이들의 마음속 아주 깊은 곳에선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이젠 그만하면 됐다’고 놓아주자 라고 수십 번 외쳤을지 모른다. 결혼해서 좋은 추억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을 왜 그렇게 책임지려 노력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알았는지 담당의사가 먼저 ‘안락사’를 권유해준다. 이미 인간의 모든 기능을 상실했노라고. 수남은 남편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녀만이 남편의 편이다.

 수남은 존엄하게 보낼 수 있는 남편의 수명은 연장시키면서, 자신의 행복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미천하게 차례차례 죽이게 된다. 첫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녀의 살인은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되는 것처럼 대범해진다. .

이미지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놓지 못하는 수남/수남을 용의자로 의심하는 형사들

 방화살인, 독살, 흉기살인 등 수남은 자신의 길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차례로 제거한다. 그들의 갈등은 서로가 다들 자신의 행복을 찾아 본인의 이익을 챙기려 비롯된 것이다. 수남 외에 죽임을 당한 그들 또한 그들만의 사연이 있고, 그렇게 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으나 이 영화의 주인공은 수남이다. 수남의 인생은 파란만장하고 극적이다. 중간이 없다. 성실의 노력 뒤엔 큰 복이 온다거나 행복이 뒤따라 와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며, 그것이 보통의 나라인데 수남의 성실한 나라엔 불행이 뒤따른다. 불행 뒤에 더 큰 불행이 오고, 더 큰 불행 뒤엔 생과 사를 넘나든다.

이미지

재개발 허가 동의서를 받고 다니는 수남

 수남이 힘들게 얻은 집 부지의 재개발 허가를 받으려면, 동네 사람들의 허가 동의를 받아야만 했다. 수남의 인생 재개발은 누구에게 허가를 받아야 할까.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 노래가 요즘 흥행중인데, 싹 다 갈아엎고 수남만이 지키고 책임지는 사랑 말고, 즐기고 사랑만 받는 사랑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조리 싹 다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나비 하나 날지 않던 나의 가슴에
재개발해주세요

내 맘을 그냥 두지 말아줘요
금싸라기 같은 내 맘을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 가사 中

 그럼에도 수남은 씩씩하게 신혼여행을 떠났다. 땅도 재개발이 되었고, 그녀의 인생도 재개발될 것임을 암시하며 말이다. 나비 하나 날지 않던 황폐해진 수남의 가슴에 이제 꽃도 피고 나비도 날아오기를,

이미지

남편을 옆에 태우고 신혼여행을 떠나는 수남

 2020년 새해에는 우리들의 마음속에도 나비의 작은 날갯짓으로 생각지도 못한 토네이도와 같은 돌풍이 일기를 바라며.

연재목록보기
글 : 박주희
이러닝팀 직원
#메가박스_VVIP
#최다출몰지_영통메박
#쉴때는_넷플릭스
Copyright ©2014 BY GUKJE CYBER UNIVERSIT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