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9년 spring 제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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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 증후군(Good boy synd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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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ㄱ씨는 학창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착한 아이로 통했다. 친구들은 ㄱ씨에게 뭐든지 부탁을 했고, 친구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다보니 청소나 조별 과제도 모두 ㄱ씨의 차지가 되곤 했다. 자신이 가장 아끼는 물건을 빌려줬다가 망가지고 그래서 부모님께 혼이 난 적도 있다.거절을 하고 싶었지만 친구가 자신을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을 하지 못했다. 이런 일은 직장에서도 결혼을 해서도 계속 되다 보니 사람들과의 관계도 멀리하고 싶고, 점점 사는게 재미없고 힘들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한다.

 어떻게 거절해야할지 모르겠고, 다 받아주자니 너무 힘들다고 말하는 착한 사람들이 종종 상담실 문을 두드린다. ㄱ씨처럼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칭찬을 듣기 위해 자신의 욕구를 억압하면서 지나치게 노력하는 현상을 착한 아이증후군 또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라고 한다. 착한 사람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행동 특징은 다음과 같다.


자신의 안 좋은 일을 참고 잘 표현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하며 어렵게 거절하더라도 곧 후회한다.
쉽게 상처를 받으며 동시에 오래 간다.
표현을 잘 하지 못하며 말을 하기 보단 듣기를 더 편하게 느낀다.
규칙을 지키기 위해 과도하게 노력한다.
자신이 잘못하지 않은 일에도 사과한다.
화를 내지 못한다
지적이나 비난, 평가에 민감하고 두려워한다.
늘 좋은 말만을 하려고 한다.
완벽해지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부모, 교사, 친구, 동료 등 주변 사람들의 칭찬이나 인정을 필요로 한다. 특히 어린 아이에게 부모의 관심이나 사랑은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로, ‘부모가 나를 사랑하는지’ 끊임없이 관심을 갖게 된다.

 착한 아이 증후군의 원인은 자신의 기대에 부합하는 행동을 할 때만 착한 아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나 환경이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유아적 의존 욕구를 억압하기 때문이다. 인본주의 심리학자인 칼 로저스(C. Rogers)는 심리적 문제 형성에 대해 가치의 조건화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가치의 조건화는 부모가 자녀에게 ‘만일 ~하면(if~then) ~할 것이다.’라는 조건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부모가 원하는 행동을 하면 사랑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억누르고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점점 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과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착한 행동만을 하면서 착한 아이 증후군에 빠질 수 있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착한 아이 증후군이 어린 시절에 주 양육자로부터 버림받을지도 모르다는 두려움(유기공포)이 심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는 방어기제의 일환이라고 본다. 부모와 온정적인 관계를 맺지 못한 아이는 부모의 말을 듣지 않으면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인해 불안을 겪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착한 아이를 연기하게 된다. 부모에게 관심과 인정을 받기 위해서 뛰고 싶어도 뛰지 못하고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한다. 착한 아이를 연기하는 아이의 마음 속에는 착하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타인의 눈치를 보거나 주요타자의 요구 순종적으로 반응한다.

 착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애를 쓰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버림받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노력이 지나치면 자신이 욕구를 억압하고 희생하는데 따르는 우울증을 경험할 수도 있고, 타인에게 화를 내고 나면 죄책감을 경험하고, 규칙을 어기면 불안감을 경험하곤 한다.

 착한 아이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들 마음 속에는 ‘자신의 인생을 자기 맘대로 살지 못했다’, ‘착하지 않으면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기 어렵다.’는 믿음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착한 아이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녀의 욕구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충분히 공감하고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아야 한다.

 자녀가 어릴 때부터 착한 아이 증후군을 보인다면 부모는 자녀를 있는 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좋다. 또한 자녀가 부정적인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혹시 내 주변에 착한 아이 증후군을 갖고 있는 친구나 동료, 가족은 없는지 주변을 돌아보자. 거절하지 못하는 착한 사람을 이용하거나 함부로 대한 적은 없는지 반성해보고, 그들의 감정이나 욕구를 민감하게 살펴주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만약에 자신이 착한 아이 증후군이라면 스스로에게 ‘실수해도 괜찮아’, ‘모든 사람에게 다 사랑받을 수는 없어.’, ‘나는 내가 좋아.’ 라고 말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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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제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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