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7년 Autumn 제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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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행정학과 김형진 교수의 미래산업 이야기 3. 우리 '다시 학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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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사회에서 가끔 보는 일이지만, 사회 각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던 전문가들이 현역 생활을 마감하고 다시 대학으로 옮겨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후학들에게 가르치는 모습은 본인도 보람된 일이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참으로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는 지난날의 선배 사회의 모습에서 연유된 것인지 몰라도 스스로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일단 한발 물러나 쉬려고 한다든가, 자신이 먼지 패배적인 인식에 사로잡혀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려 한다는 점이다.

 요즘 세상은 지식자산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관련된 연구에 의하면, 지식자산이란 학교나 연구소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갈고닦아 쌓인 실력, 곧 경험이라는 것이다. 이런 경험들을 바로 살아 있는 지식자산, 또는 경험자본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가치 있는 경험을 가진 시니어 자신들이 이를 정리하거나 체계화하지 못해 사장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본만 해도 자신의 일에 대한 기록이나 메모 아니면 작은 저서를 가지고 있는 일반 국민들이 한두 사람이 아니다.

 얼마 전에 발표된 한 의학 연구 보고는 다음 세기의 사람들은 대체로 100살을 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여 인간수명의 한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과학적 식견이 없는 보통 사람이라고 해도 이미 주변 노인들의 창창한 삶을 보고 있으면 머지않아 인간 100세의 세상이 오리라는 전망을 어렵지 않게 가질 법한 세상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2017년 9월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2017년 8월 말 기준으로 65세 인구가 주민등록인구기준으로 726만 명을 돌파하여 65세 인구가 14%인 “고령사회”에 들어섰다고 발표했다.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지 17년만이다. 800만 명에 달하는 우리나라 중·고령자(55세~65세)들은 자신이 주로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하는 시점은 점점 빨라지고 있지만, 생계유지를 위해 실제 경제활동을 그만 두는 시점은 늦어져 그 격차가 20년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실질퇴직 연령은 51.6세인데 반해 실질 은퇴연령은 72.9세로 생계를 위해 20년 이상 비정규직 등으로 더 일해야 된다는 의미이다.

 이 같은 구조는 대한민국이 OECD가입국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녀가 부모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쇠퇴하는데다 공·사적 연금만으로 노후생활을 보장받기 어려운 구조 탓이다. 2017년 8월 국민연금연구원의 연금포럼 최근호에 게재 된 “우리나라 중·고령자들의 노령연금 수급현황과 특징”에 따르면 평생 몸담았던 일자리를 그만 두는 연령대는 낮아졌지만 실질적인 은퇴연령은 상당히 높다는 점이 중·고령자 노동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나타났다.

 실질 퇴직연령은 2005년 55세(남55세, 여52세)에서 2016년 49.1세(남51.6세, 여 47세)로 낮아졌지만 이후에도 이들의 경제활동은 계속된다.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실질적인 은퇴연령은 남성이 72.9세로 OECD 가입국 중 최고를 기록했고, 여성도 70.6세로 가장 높다. 퇴직 후에도 경제활동을 하는 기간이 남자는 21.3년, 여자는 23.6년이나 되는 것이다. 따라서 중·고령자들은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연금제도만으로는 행복한 노후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며 자신의 노후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연금수급과 일, 건강 등 다양한 선택지들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선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제 한창 사회적으로 기반이 쌓여 ‘빛나야’ 할 나이인 한국의 40~50대가 새로운 문제 세대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오늘의 지식정보화사회가 받아주기에는 색 바랜 코드를 가진 지식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전의 선배들보다 훨씬 긴 노후를 보내야 하는 이중적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40~50대는 인생의 가장 빛나는 정점이요, 여유와 안정의 상징적 나이였지만 이제는 처량하고 나약한 소외 계층의 상징으로 추락하고 있다.

 더욱이 남성들의 이 같은 몰락은 그들의 아내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 그 결과 대체로 전업주부로 살아온 40~50대 주부들이 뒤늦게 생업에 뛰어들어 열악한 근로 환경이나 저임금 속에서 힘겨운 세상살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어떤 이들은 젊은 시절 겪은 시집살이보다 더 힘겹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나이 60이 넘으면 누구나 한 가지 이상의 병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하고, 70이 넘으면 생활비의 절반 이상이 치료비라고 하는 현실이 이러한 고령자들의 경제활동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이미 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은 의료비와 국민연금에서 경고음을 내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일부 이런 모습도 보게 된다. 이제 자식들도 크고 했으니 욕심을 버리고 쉬어 가면서 편안히 살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비교적 여유를 누리는 사람들이다. 물론 부모로서 최선을 다한 보습은 아름답고 장한 일이긴 하지만 부모 노릇이란 어찌 보면 인생의 업적이 아니라 누구나 해야 할 당연한 의무이다. 그러나 아직 여력이 있고 능력이 받쳐 준다면 무언가 이제부터는 사회와 인류를 위해 업적을 남겨야할 나이가 바로 그들이다.

 결국 고령층의 경제, 사회활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70~80세의 평균수명을 기록했던 시절에는 공부-취업-은퇴의 삶이었지만 다가온 100세 시대에는 공부-취업-공부-재취업의 순환형 삶을 유지해야 행복하고 지루하지 않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받아들여 만들어진 평생교육을 위한 교육의 장이 늘어나고 있고 내가 몸담고 있는 국제사이버대학도 사회에서 이러한 고령층의 재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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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의 경우는 기업들이 20대보다는 중장년을 더 선호한다는 소식도 있다. 20대들은 평균 재직기간이 3、4년에 불과할 만큼 잦은 이직으로 전문성을 기르기도 어렵고 조직의 안정도 가져오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중장년들은 보통 자리가 주어지면 15년 이상 한자리에서 근무하는 근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작업 중 산업재해 발생도 낮고 약물 복용도 적고 직무 스트레스도 덜 받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급속히 다가온 노령화사회라는 변화의 충격으로 대한민국의 사람 대접이 이렇게 가볍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인구절벽에 다가서있고, 불과 10년 뒤에는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의 중심이 중장년층이 될 확률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이 든 사람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국가적으로 노동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 너무도 분명하다.

 당장 몇 년 뒤에 벌어질 노동인력의 부족이 극명하게 전망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중장년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비록 신지식은 젊은 층에 비해 부족할 수 있으나 이는 배움으로 극복할 수 있고, 무엇보다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력이나 조직력이 우수하고 이직률이 낮은 장점은 우리 기업들이 꼭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부터 폐업, 회사 실적부진 등의 이유로 명예퇴직을 비롯해 진급누락 등 기업들의 ‘인건비 줄이기’로 인해 경제위기의 직접적인 피해를 본 당사자인 40~50대 중장년들도 사회가 내몰았다고 일찍 열외가 되거나 빠지려 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허리춤을 단단히 고쳐 매는 자세가 필요하다. 검색만 해도 줄줄이 등장하는 그 시대, 지금은 바로 100세 시대다. 아직 갈 길이 멀지 않은가?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제2의 직업교육을 위해,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자격증 취득을 위해, 그리고 내가 새로운 분야에서 인정받기 위한 전공 학위 취득을 위해.

‘다시 학교에 가자!’

 정체된 상황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배움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만이 다가온 100세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보람되고 풍요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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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진
국제사이버대학교 보건복지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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