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7년 Autumn 제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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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성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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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에 할머님 댁에 놀러 가면 뒷산에 휙휙 봄바람 속에 허우적대는 대나무들이 거인처럼 다가왔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어른들이'비온 뒤 죽순(竹筍)'이란 말을 하시곤 했는데, 비가 내리기에 여의치 않아서 내일 캐려고 하루를 미뤘더니 그사이에 1m 가까이 자랐다는 말이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겠지만 그 정도로 죽순의 성장은 놀랍다. 이걸 빗대어서 우후죽순(雨後竹筍)이란 표현을 쓴다. 대나무 죽순은 중국 요리에 자주 쓰이는 재료로서 당뇨나 혈압에도 효용이 있다지만, 알려진 바로는 캐기도 쉽지 않고 다듬어서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하는 과정도 간단치가 않다고 들었다.

 죽순은 땅 위에 나와 있는 부분이 고작 20에서 30센티 정도다. 작고 연약한 새싹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작고 미미한 죽순이 땅위로 나오기까지는 씨가 내린 이후 땅속 인고(忍苦)의 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2년이 지나야 비로소 가능해 진다고 한다. 수년 간 땅 속에서 내실을 키운 시간이 지나 그 오묘한 모습을 보이고도 땅 위에 나와서 아무런 성장과 변화 없이 또 다시 1, 2년을 보낸다. 이렇듯 3, 4년의 기다림과 인내의 결과가 고작 30센티미터의 성장이라니 어처구니없어 보기이도 하고 기가 막히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부터다. 심은 지 약 4년이 지난 뒤의 대나무는 성장 속도는 놀라울 정도를 넘어 가희 폭발적인 성장 즉, '퀀텀 리프(quantum leap)'를 하게 된다. Quantum Leap(폭발적 성장)의 사전적 의미는 "a sudden large increase or advance" 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비약적인 성장(발전)" 정도가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퀀텀'은 통상 물리학에서 연속된 현상을 넘어 상위 단계로 뛰어오르는 현상을 의미한다. 경영학에서는 창립 초창기 또는 상품 개발 초기의 혼돈과 불확실한 소비자 침투 단계를 넘어 폭발적인 수요가 창출되는 그야말로 대박 결과로 이어지는 '비약적 발전'의 의미로 사용한다.

 이 같은 성장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대나무 마디에 감춰진 신비로움에서 찾을 수 있다. 대나무는 다른 식물들과는 달리 줄기의 중간 중간에 마디가 있는데, 이 마디마다 '생장점(生長點)'이 있어 이 생장점을 기반으로 하루에 1m 가까이 성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 결과 대나무의 1시간 길이 생장 속도는 소나무 30년 길이의 생장에 해당 한다고 하니 쉽게 믿기 어려울 정도다. 어떤 분야에서든 성장과 발전이 있는 조직은 오랜 기간 남모르는 준비와 내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서로 얽히고 지지하면서 지반을 움켜쥐듯 자란 뿌리가 있기에 마디마디가 성장하고, 강한 비바람도 이겨내는 유연한 줄기를 뻗어 올리는 대나무의 성장 원리와 유사하다.

 대나무에 있어서 마디는 생장의 발원지이면서 동시에 또 다른 성장을 위한 짧지만 소중한 휴식이자 숨고르기인 것이다. 마디 없는 대나무를 상상해 보자. 소소한 바람과 충격에 금세 꺾기고 부러져서 더 이상 자라나지 못할 것이 뻔하다. 스스로 마디를 만들어서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본체(本體)를 굳건히 함과 동시에 생장점의 기반을 형성하여 지속 성장의 새로운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성공하고 발전하는 조직은 상당 기간 숙성된 내공도 있지만 일단 발전이 진행되고 성숙기에 진입하게 되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적절한 숨고르기 기간 - 대나무 마디처럼 - 을 가지면서 새로운 성장 준비를 동시에 가동시킨다.

 정리해 보면, 대나무의 폭발적 성장에는 두 가지 힘이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첫째는 오랜 기간 땅속에서 영양분 축적과 내실을 다지는 인고(?)의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고, 둘째는 대나무만의 독특한 줄기 구조인 마디의 역할이 작용한 결과인 것이다. 우리들 일상(日常)에 적용해도 희한하게 맞아떨어지는 구석이 있다. 세상에 큰 업적으로 인식되는 발명이나 발전이든 혹은 그저 우리 주변의 작지만 새롭고 창의적인 제도(制度)와 이기(利器)도 모두 오랜 기간의 고민과 숙성을 거쳐서 세상에 나온 것이 대부분이다. 어렵고 힘든 기간을 잘 견뎌내고 자생력을 기르면 언젠가 성장과 발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인생과 비교해도 다를 바가 없다.

 우리도 어려움을 이겨내고 내실을 다진 기간이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과연 필요 충분했는지 다 같이 돌아볼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내공이 쌓여 이제 웬만한 외부 환경의 부정적인 충격에도 안전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에는 우리 학교의 위상, 사이버 대학교에 대한 인식 그리고 인구 구조적 변화가 아직은 왠지 망설이게 만든다. 그렇다고 마냥 기회만을 엿보고 있을 수는 없다. 대나무가 성장을 위해 땅속에서 준비했듯이 개교 이래로 끊임없이 진행된 모든 구성원들의 노력과 헌신은 도약을 위한 준비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대나무 마디의 생장점처럼 사회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전공을 개발하고, 존경 받는 교원을 확보하면서 신규 교육 시설을 확충하는 것을 우리의 생장점으로 삼아 비약적인 발전(Quantum Leap)을 위한 환경을 만드는데 다 같이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실행에 옮김에 있어서 진실 되게 참여하고 성심(誠心)의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이경우
국제사이버대학교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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