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7년 Autumn 제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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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치료학과 김현미 교수의 상담 Story 11. 감정을 아는 것이 왜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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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인식·경험·표현

 감정 또는 정서(emotion)는 외부적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경험하게 되는 느낌을 말한다. 감정은 주로 외부적 자극에 의해 유발되지만 때로는 내부적 자극(예: 기억, 상상, 생각 등)에 의해서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의 감정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정서, 즉 기쁨, 분노, 불안, 슬픔, 우울, 시기, 질투 등은 인간관계 속에서 경험하는 것이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담자를 상담할 때, 상담자는 자신의 이론적 지향에 따라 인지적, 행동적, 정서적 접근을 취할 수 있다. 인지와 정서와 행동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인지가 바뀌어서 행동이나 감정이 바뀌기도 하고, 행동이 바뀌어서 인지와 정서가 변화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남자는 여자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믿고 있는(사고)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람은 공공연히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거나 남성의 우월함을 드러내는 말을 하게 되고(행동), 이러한 말과 행동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이 사람을 피하거나 싫어하게 하여 외로움과 공허감을 경험(감정)하게 할 수 있다.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생각을 하고, 적극적으로 외부와의 관계를 하지 않는 행동을 하면서 우울감이 더 증대되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생각과 행동, 감정 중 무엇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말할 것이다. 초보상담자 시절 (상담자로서 나의 미숙함 때문도 있었지만) 내담자의 생각을 바꾸려고 애를 쓰면서 내담자를 돕기는 커녕 생각을 바꾸도록 강요하면서 내담자와의 관계가 단절되는 경험을 많이 했었다. 논리·감정·지각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람의 마음을 논리에 바탕을 둔 설득만으로 변화시키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건 흘려보내야 하는 감정 (대개의 경우, 부정적인 감정)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거나, 그 감정을 억압하는데서 비롯되는 것 같다.

 아버지를 너무 미워하는 고등학생 내담자가 10여 년간 아버지에 대한 분노나 화를 억누르면서 성장한 결과, 아버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상담자가 아버지를 죽이는 것은 잘못된 일이고, 아버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그것이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설득해서 내담자가 변화되지 않는다.

 상담자(또는 부모)는 내담자(자녀)의 이야기를 잘 듣고 내담자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를 묻고, 표현하도록 도와야 한다. 감정은 순간순간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사건이나 경험만 남고, 감정은 잊혀진다. 그러나 적절히 표현되고 해소되지 않은 감정은 여전히 나의 몸속 어딘가에 남아서 호시탐탐 밖으로 나오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보편 타당한 말(단어)이라도, 아무리 잘 알려진 내용일지라도 내담자가 그에 대해 부여한 의미가 무엇인지, 내담자가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공감적 이해의 핵심이다. 상대방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는 대신 그 생각에 담겨 있는 논리를 인정하고 그에 따른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프랭크 바움의 소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나무꾼은 고독한 상태에서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이다. 양철나무꾼에게도 본래 심장이 있었지만 거듭된 슬픔으로 점차 심장이 퇴화한 것이었다.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양철나무꾼의 온몸은 녹슬어 가다가 결국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도로시는 녹슬어 거동조차 못하는 양철나무꾼을 위해 온몸 구석구석에 기름칠을 해 주었다. 도로시 덕분에 움직이게 된 양철나무꾼은 잃어버린 심장을 찾기 위해 도로시와 함께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 나선다. 과거의 슬픔 때문에 감정을 외면하다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양철나무꾼이 도로시의 따뜻한 배려로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어 함께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게 된다는 것이다. 감정에 초점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는 일은 녹슬어 있던 마음에 윤활유 역할을 한다. 감정을 외면하는 것이 익숙해지면 마음의 기름이 서서히 말라 가고 결국 감정이 기능이 멈추게 된다.

 상담에서 내담자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에 대한 진정한 정서를 인식하고 경험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자기 이해를 촉진하기 위해서이다. 해결되지 않은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의 정신과 신체에 영향을 미친다. 정서를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경험을 조망하면서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 나의 신체가 반응을 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 자기 자신의 마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아! 내가 지금 화가 났구나!’, ‘인정을 받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속이 상하네!’ 와 같이 나의 마음을 알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해서 그 감정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해보자. 몸의 건강을 위해서 부정적인 감정은 줄이면서 긍정적인 감정을 늘리기 위해서 오늘부터 내 마음(감정)을 알아주는 대화를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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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제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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