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U 연 Quarterly Webzine 2015년4월 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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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치료학과 김현미 교수의 상담 Story 3.기억의 책장에 남겨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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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기억력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고 고민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나 자신도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나빠지고 있음을 한탄하곤 한다. 안방에서 거실로 이동하는 불과 몇 초 되지 않는 짧은 순간에도 ‘내가 왜 여기 왔던가’ 고민해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 같다.

 기억은 뇌에서 관장하는 것으로 뉴런 사이의 일정한 연결 패턴이 저장된 것이다. 우리의 뇌에는 약 1000억 개의 뉴런이 있고, 각각의 뉴런은 5000~1만 개의 시냅스를 형성할 수 있기에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기억을 떠올리거나 생각할 때마다 이 방대한 네트워크의 연결 패턴에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많은 것들을 기억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과거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모두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증상을 과잉기억증후군(Hyperthymesia)이라 한다. 일정한 나이 이후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한다. 행복하고 기뻤던 기억뿐만 아니라 고통스럽고 아프고 괴로운 기억들도 모두 기억하는 것이다. 우리는 힘들고 괴로운 것을 잊을 수 있기에 덜 힘들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이 주는 치료적 효과는 그 무엇보다도 크다. 둔감해지고 잊혀지고......

 그렇다면 우리가 잊지 말고 오래 기억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지난주에 80이 되신 친정아버지를 모시고 치매 검사를 받으러 갔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안 슬픔이 몰려왔다.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차츰 어려워지는 아버지를 보면서 한없이 눈물이 흘렀다. 고생만 하시고 착하게 사신 우리 아버지가 어느 순간 막내 딸의 이름도 얼굴도 몰라보실 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정신없이 바삐 움직이면서 아버지와의 수많은 추억을 잊고 살았구나, 내 가정을 일구고 나서부터는 아버지와 함께 한 추억이 없었구나,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과 기쁨을 간과하고 살았구나!.... ’. 20분 남짓 되는 짧은 대기시간동안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됐다.

 ‘그래, 기록으로 남기자.’

 7박8일의 합숙 출제를 마치고 나오던 날, 택시를 타고 오는 엄마를 마중 나온 9살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 뭉클한 감동도 두 아들과 나란히 앉아 무서운 전래동화를 읽는 소소한 기쁨도, 손수 찌고 말린 우엉차와 국화차를 들고 달려온 학우님의 정성에 대한 감동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질 것이다. 기억을 잡아두기로 결심하고 나는 매일 매일 글을 쓴다. 2015년 4월, 내 기억의 책장에는 따뜻한 일화가 저장될 것이다.

 지금 현재가 너무나 힘들고 괴로운 사람도 반드시 저장해 두어야할 소중한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기억을 책장에 남겨두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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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제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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