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U 연 Quarterly Webzine 2015년4월 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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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교수의 감성칼럼 공감대 '꿈을 꾼다,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
칼럼 대표이미지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몸짓도 조용하고 생각도 조용하지만 늘 무엇엔가 미쳐있었다라고 기억한다. 내가 처음 미친 일은 무용이었다. 탤런트 견미리가 초등학교 동창이었는데 그 친구 따라 처음 무용학원이란 곳을 가봤다. 무용의 아름다움에 푹 빠진 나는 매일 무용학원 창틈에 기대어 무용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살짝살짝 훔쳐보면서 흠모했다. 무용에 대한 사랑은 나의 여러 가지를 바꿔 놨다. 무용가처럼 반듯반듯하게 걸었고, 무용사진으로 방이 빼곡히 도배됐으며, 무용그림들은 내 가슴을 쿵쿵 뛰게 했다. 그러한 미침은 내 다리가 숏다리라는 것을 인지하기까지 꽤 오래 동안 진행되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TV에 ‘누가 누가 잘하나’라는 노래 경연 프로그램을 보았다. 나는 TV에 나가 노래를 꼭 불러보고 싶었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러나 결코 만만치 않았다. 일곱 번의 도전과 고배는 썼다. 주위 사람들은 내게 포기하라고 했다. 그 정도면 재능이 없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아랑곳하지 않고 또 나가고 또 나가는 나를 미쳤다고 했다. 천신만고 끝에 나는 드디어 장려상을 손에 쥐었다.

 대학에 가서도 나는 여전히 미친 듯이 살았다. 내 노래를 들으시던 교수님이
“주연아..너 노래를 잘하고 싶으면 연애를 좀 해야겠다... 너 노래는 목석같구나.”
그 말 한마디에 나는 또다시 불태울 하나를 발견해 냈다. 연애다! 대학생활은 열정적인 사랑으로 난리가 났다. 정말 학점이 난리가 났다.

 학과 특강이 있던 아침,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뜻밖의 칠십이 넘은 노신사였다. 그는 상담심리치료학과 신입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열시 특강인데 여섯 시 반에 도착했다고 했다. 피곤할 만도 하련만 그의 수줍은 듯 한 얼굴에 발그레함이 퍼졌고 약간의 흥분으로 볼은 살짝 떨렸다. 자신을 또 소개한다. 한 때 잘못 된 선택으로 유치장에 있는 아들을 가졌노라고 말했다. 상담을 공부하려고 용기를 낸 이유는 몽땅 이 아들 때문이었다. 상담을 배워 남들에게 봉사하면 그 모습을 보고 아들이 변하지는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노라고 했다. 그러나 혹시 이것이 너무 무모한 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고 또 하셨다. 누구는 말할 것이다. 무모한 도전이라고...
그러나 누가 자식을 위한 부모에게 무모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부모는 무모하게도 자식을 위해 죽기도 하는 바보 아니었던가!

 엉뚱한 괴짜나 황당한 사람을 두고 ‘돈키호테 같다’고 말을 한다. 돈키호테는 호기심에 차서 온갖 모험을 하지만 되돌아 온 결과는 비루하기 짝이 없다. 힘만 들고 소득이 없는 허당 그 자체다. 현실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을 추구하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돈키호테는 그런 좌절에 주저앉지 않는다.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돈키호테는 시종 산초에게 이렇게 말한다.

돈키호테 이미지

  "산초야, 다른 사람보다 더 노력하지 않고서 다른 사람보다 더 훌륭해지길 바란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우리에게 일고 있는 폭풍우는 곧 평화로운 시간이 찾아오고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징조이기도 하지."

 세상이 자신을 어떻게 비웃고 있는지도 모르는지, 돈키호테는 절망의 순간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희망하고 좋은 일을 꿈꾸는 단서를 마련한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그런 그를 출판된 지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들 입에 오르고 내리게 하는 것은 무모한 그의 열정이 아니었던가!
젊은 날, 한 번쯤은 돈키호테의 무모한 도전과 열정을 꿈꾸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라이트 형제가 하늘을 날아보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미쳤다고 말했다. 디즈니랜드를 만든 월트 디즈니는 꿈꿀 수만 있다면 이룰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중년이 되면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도 사회적 이목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도조차 차단한다. 우리 인생의 목표가 돈이든 명예든 그것은 개인의 가치의 선택이라고 치더라도 중요한 것은 우리 마음속에 이는 꿈과 열정이 있느냐 없느냐 일 것이다. 돈키호테를 통해 우리는 현실과 이상의 가운데를 살아가는 우리 삶을 생각해볼 기회를 얻는다. 나는 현실에 묶여있는 사람인가, 이상에 치우친 사람인가? 그러나 살아보니 인생은 머리만으로 계획하고, 재고,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라고 외쳤던 돈키호테..

 돈키호테처럼 마음에서 이는 열정의 쿵쿵거림을 중년에도 이어가자. 미치도록 사랑하자.
허당이면 어떠한가. 계산된 그 무엇을 얻으려고 마음은 이내 차가운 돌덩이로 변한 나로 살고 싶지 않거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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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국제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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