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직관 이야기
- 수원삼성블루윙즈
- #1.Against TV Football
"K리그 그거 재미도 없는 거 왜 봐? 차라리 수준 높은 해외 축구를 보지."
국내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수원삼성블루윙즈의 응원가 중에는 'Against TV Football'이라는 응원가가 있다. TV 화면으로만 보는 해외축구는 직접 경기장을 찾아가 심장을 울리는 북소리와 수만 명이 외치는 거친 함성과 응원을 대신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응원가이다.
이렇게 TV로는 느껴지지 않는 ‘직관’의 묘미를 전달해보려고 한다.
K리그 최고의 서포터즈를 보유하고 있는 수원삼성은 티켓 예매부터 다사다난하다. ‘지구에 어딜 가든 수원삼성 팬이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팬을 보유한 클럽인 만큼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1층 좌석은 30초도 안 돼 매진되고 만다.
한때는 국내 리그 챔피언이었던 수원이 암흑기를 맞고 2부리그로 강등을 당했지만 팬들은 여전히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기가 있는 날 수원 길거리는 파란빛으로 물든다. KT위즈 야구 경기와 수원삼성 축구 경기가 겹치는 날이면 행궁동과 수원역 부근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붐비기 때문에 조금 일찍 경기장을 방문했다.
경기장에 들어서게 되면 수원의 마스코트인 귀여운 아길레온이 반갑게 맞아준다. 그리고 딸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어떤 아버지의 아름다운 모습도 볼 수 있다.
경기장 내부 카페에서 새로 산 유니폼을 만지작거리며 음료를 마시고 있다가 밖이 시끌벅적하길래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수원삼성의 레전드 선수였던 양상민 선수가 팬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있길래 유니폼을 들고 허겁지겁 카페 밖으로 뛰쳐나가 사진을 요청했다.
따뜻한 미소로 요청에 응해주셔서 사진 촬영 후 기분 좋게 경기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영화에는 팝콘, 축구에는 치킨이 빠질 수가 없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푸드트럭이 즐비해 있으며 배달 음식도 반입 가능하다. 옆자리 고등학생 친구들이 짜장면을 입에 묻혀가며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웃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출처: https://www.instagram.com/suwonsamsungfc/ 수원삼성블루윙즈 공식 인스타그램)
이번 경기는 리그 1등을 달리고 있는 부산과의 맞대결이라 더욱 뜨거웠다. 부산을 압도하며 2대0으로 앞서가던 수원은 후반전 집중력이 무너지면서 연달아 두 골을 내주게 된다.
경기는 2대2로 팽팽하게 흘러갔고 이대로 끝난다면 팬들에게는 너무나도 아쉬운 상황이었다.
(출처: https://www.instagram.com/suwonsamsungfc/ 수원삼성블루윙즈 공식 인스타그램)
그러던 마지막 추가시간에 극적인 페널티킥을 얻어낸 수원은 헤이스 선수의 침착한 마무리로 3대2로 다시 앞서가게 된다. 골을 넣고 관중석으로 세리머니를 하러 간 헤이스 선수를 껴안고 울부짖는 저 남성의 표정은 모든 수원삼성 팬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했다.
90분 내내 응원가를 부르며 소리를 지르다 보니 결국 목은 붓고 쉬어버렸다. 하지만 경기는 이겼고, 앞으로 일주일이 행복해질 생각을 하니 아픈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먼 부산에서 응원하러 온 원정팬들의 모습을 촬영하다 ‘대충 뛰다 걸리면 죽는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보고 황급히 카메라를 내렸다.
야구는 ‘놀이터’, 축구는 ‘전쟁터’라는 문구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그만큼 축구의 세계는 더 냉정하고 차갑다는 것이 느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