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각괘서(牛角掛書)

우각괘서(牛角掛書)는 소의 뿔에 책을 걸어 놓는다는 뜻으로 《신당서(新唐書) 〈이밀전(李密傳)〉》에 나오는 글이다. 그 뜻은 이민이 소뿔에 책을 걸어 놓고 읽으면서 가는 모습에서 유래한 글로 그만큼 촌음을 아껴서 학문에 힘쓰는 자세를 비유하는 말이다. 즉, 시간을 아껴 오로지 공부하는데 힘쓰는 태도를 비유하는 글이다. 이와 유사한 뜻을 가진 글로는 반딧불과 눈빛으로 책을 읽었다는 형창설안(螢窓雪案), 잠을 쫓기 위해 머리카락을 매달고 넓적다리를 찌르는 현두자고(懸頭刺股), 마당에 널어놓은 보리가 소나기에 떠내려가는 줄도 모르고 책을 읽었다는 고봉유맥(高鳳流麥) 등이 있다.

지금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핸드폰만 있으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렇게 옛날과 달리 지식을 간단한 손가락 작업으로 쉽게 지식을 구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데 문제는 과연 그렇게 얻은 지식을 익히는 과정이 우각괘서에서 이르는 뜻과 같이 열의와 의욕을 갖고 익히는 것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지금 우리의 학습이 한 글자라도 더 보려고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졸음을 쫓아내기 위해 몸에 고통을 주면서 문장을 익히고, 책을 보느라고 다른 것에는 신경도 못 쓰면서 열중하는 자세로 공부하는 것과 같은지에 대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학습 행위를 유지하고 효율적인 학습활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발적인 학습 의지와 욕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학습의 의욕이 확고할 때 모든 학습 행위와 활동이 의미를 갖게 되며 학습 결과도 성공할 수 있다. 학습하려는 의욕은 ‘하고자 하는 마음’과 같은 의미이며, 이 마음이 있어야 학습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의욕’과 유사한 의미로 사용하는 ‘동기유발’은 그 용어를 사용하는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보통 동기는 목이 마르기 때문에 물을 마시는 것처럼 ‘폭 넓게 무엇인가를 달성하려는 행동’에 사용된다. 반면에 의욕은 시험을 잘 보기 위해 공부하는 것처럼 ‘지적인 것의 달성을 위한 행위’를 가리킨다. 즉, 공부를 잘하기 위한 의욕이라는 표현은 쓰지만 물을 마시기 위한 의욕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의욕’은 ‘동기유발’에 비해 사용하는 범위가 좁다고 볼 수 있으며 학습 행위와 관련하여 활용할 때는 ‘동기유발’보다는 ‘학습 의욕’을 사용하는 것이 우각괘서에서 이르는 뜻과 유사하게 보인다.

학습 의욕은 ‘하고자 하는 마음’과 같이 에너지와 달성을 위한 방향이 있어야 행위가 일어난다. 반면에 학습에 대한 의욕이 없는 ‘무기력’은 방향도 없고 행위도 없다. 학습에서 가장 경계할 부분이 바로 무기력인데 이렇게 학습 의욕이 없으면 가족과 친구라는 대인관계에서 무기력해지고, 생활 전반이 무기력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지금 우리 교육 현장에서도 많은 학생이 이러한 학습 무기력으로 인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더 나아가 각종 사회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따라서 학생이 무기력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스스로 무엇인가 이루고자 하는 의욕을 솟구치게 하는 역동적인 학습 의욕을 고취하는 정책을 실현할 필요가 있다.

효율적인 학습 의욕은 학습하려는 학습활동과 에너지와 달성 방향이 함께 할 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 학습 의욕이 있다면 자발적으로 학습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학습하는 것 자체를 즐기면서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는 방법을 찾으며 자아실현을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학습의 양적인 측면을 의미하는 에너지는 좋아하는 것을 지속시키는 내적인 힘을 말하며 학습하는 이유가 된다.
학습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학습 이유에는 몇 가지 에너지가 있는데 첫째는 흥미 에너지로 재미, 알고 싶은 것, 문제 해결의 기쁨 등 학습활동에 대한 순수한 흥미를 갖는 것을 말한다. 다음은 희망 에너지로 진학, 사회적 기여, 위대한 인물이 됨 등 장래에 대한 희망이 학습의 이유이며 에너지를 말한다. 세 번째는 높은 성적, 다양한 질문에 대한 거침없는 답변 등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학습하는 에너지가 있다. 네 번째는 가족의 권유와 칭찬, 선생님의 칭찬, 친구와의 경쟁, 사회의 인정 등과 같이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대인관계의 에너지가 있다. 이러한 학습 에너지가 서로 연관되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될 때 우각괘서와 같은 의미의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왔다. 지난 1년 동안 다양한 과목을 학습하느라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낸 수고로움이 있는데 그 시간이 우각괘서와 같은 학습의 시간이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학습하는 시간이 좋은 성과를 보려면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학습하는 이유에 대한 에너지를 스스로 충전하여 자발적인 학습활동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한 학기를 마치는 것은 새로운 학기와 기회를 여는 것이기에 늘 정진하는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p>

국제사이버대학교 부총장
홍 승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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