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칼럼
    김영미 아동복지상담학과장 칼럼
    코로나 시대에 태어난 아기들
    #1. 코로나 시대에 태어난 아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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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에 대하여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등급에 해당하는 팬데믹을 선언하였다. 팬데믹 선언 이후 태어난 전 세계 아기들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분명한 것은 코로나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과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영아기는 출생부터 만2세 미만의 시기로 신체, 언어, 인지, 정서, 사회성 등 모든 발달 영역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발달하여 성장 급등기라고도 한다. 이때 뇌의 크기는 두 배 이상에 달하게 되는데 부모와의 따뜻하고 애정적인 상호작용, 오감 자극 등 다양한 사회적 경험은 뇌를 자극하고 조율하고 다듬어준다.

     어머니의 무표정이 3~6개월 된 영아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는 무표정 실험(Still-Face experiment)이 있다(Tronick 등, 1978). 이 실험은 3단계 절차로 진행되는데 먼저, 어머니는 아이와 즐겁게 면대면 상호작용을 한다. 이어 어머니가 갑자기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아이의 신호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그러다 어머니는 다시 영아와 즐겁게 상호작용을 한다. 이 실험의 두 번째 단계에서 나타난 어머니의 무표정과 무반응은 영아에게 고통과 스트레스를 유발시킨다. 영아는 어머니의 태도에 상호작용을 시도하다가 곧 짜증이나 저항, 울음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나타낸다. 또한 어머니를 회피하기도 하고 손가락을 빨며 자기위안적(self-soothing)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반응은 사회적 상황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영아의 사회-정서적 유능성의 출현으로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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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어머니와 정서적 상호작용을 할 때, 우: 어머니가 무표정할 때)

     영아는 양육자와 상호작용을 하며 어머니가 웃거나 토라졌을 때 표정과 목소리 톤을 짝 지으며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스트레스, 분노, 두려움 등의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간다. 이처럼 얼굴표정을 처리하는 능력은 영아의 사회적 상호작용의 필수적 요소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우리는 어딜 가나 모두 마스크를 쓴 사람을 마주한다. 행복한 표정을 읽기 위해서는 입과 뺨의 정보를, 공포나 슬픔은 눈과 눈꺼풀의 정보를 사용해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아직 많은 연구가 진행되지는 않았으나 초등학교 이상의 아동은 마스크로 코와 입이 가려져도 눈을 보면서 상대방이 느끼는 정서를 추론해내는 데 대체로 성공적이다(Ruba 등, 2020). 그러나 많은 사람과 세상을 경험하지 못한 영아는 다를 수 있다. 2020년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집에서는 가족의 얼굴을 볼 수 있지만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부모뿐만 아니라 어느 곳에 가도 사람들의 전체 얼굴을 볼 수 없다. 영아들은 상대방의 정서를 어떻게 이해하게 될까? 이것이 이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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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히 얼굴 전체를 읽기 못하는 것만 영아에게 닥친 시련이 아니다. 부모의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문제는 자녀의 언어, 인지, 사회정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우울과 불안의 위험에 놓이게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친구나 친척 등 다양한 사람과 만날 기회가 줄어들면서 집 안에서만 자녀를 돌봐야 하는 부모는 양육스트레스와 피로감이 상당히 증가하였으며 가계 감소로 인한 스트레스와 맞물려 코로나 블루 등의 어려움을 겪는 확률이 높아졌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아기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돕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무엇보다 가정에서 아이에게 다양한 놀이와 자극을 제공하면서 민감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양육자의 감정과 일치하는 표정과 목소리 톤을 보여줘야 한다. 만약 아이가 블록 두 개를 쌓고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양육자를 쳐다봤을 때, 양육자가 “잘했어”라고 말하면서 얼굴은 웃지 않는다면 정확한 정서 전달이 되지 않는다. 목소리 톤을 높이면서 다소 과장된 표정으로 웃으며 “와! 우리 A가 블록을 두 개나 쌓았구나. 대단한데. 최고!”로 반응해줬을 때 아이는 자신의 감정과 양육자의 감정이 일치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밖에 나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없지만 실시간 영상통화로 신체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 새로운 시각 및 청각적 상호작용을 경험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친척, 친구,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아기가 다양한 얼굴과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줄 수 있다.

     코로나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이 코로나 이전의 아이들과 어떤 차이를 보이고 코로나로 인해 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엔 아직 정보가 부족하다. 그러나 유례없는 국제적 위기 상황인 이 낯선 시대에 태어난 모든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을 강화해야 할 때가 온 것은 분명하다. 밖에서 어린 아이를 마주친다면 얼굴 전체를 보여줄 수는 없지만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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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미
    국제사이버대학교 아동복지상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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