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가족마당
    [영화talk talk]
    개인적이지만 공감되는 시선
    같이 영화롭게 볼까요
    #6. 외로움의 구멍, 네코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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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2012)

      현행 동물보호법상(동물보호법 제8조 제5항) 영리 목적으로 동물을 대여하는 행위는 엄연히 불법으로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 동물자유연대는 “한 생명을 반려하려면 굉장히 많은 시간과 책임 의식이 필요한데, 일부 책임 의식 없는 사람들이 주말에 잠깐 시간 날 때 동물을 양육하는 기분을 내려고 동물 대여 업체를 찾는 것 같다”는 비판을 했다.

     현실을 차치하고, ‘영화’라는 특수한 배경에 들어가서 이 영화를 본다면 비판보다는 ‘힐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그 때문에(현실에서는 실현할 수 없기 때문에) 영화가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함부로 동물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행위 혹은 돈을 주고 동물을 빌려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지만 이 영화는 ‘동물을 양육하는 기분을 내려는’ 사람들을 배제한 상황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외로운 사람들에게 고양이가 주는 위로와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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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요코는 고양이를 빌려준다고 길거리 홍보에 나서는데 ‘외로운 사람에게’ 빌려준다는 단서를 단다. 그리고 방문심사를 해서 고양이가 살 환경인지, 왜 고양이가 필요한 사람인지, 정말 외로운 사람이 맞는지 확인한다. 사요코가 고양이를 빌려주는 일(어쨌든 대여값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이 맞다)은 본업도 아닐뿐더러 대여값이 천 엔으로 굉장히 저렴한 것으로 보아 돈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객들은 사요코에게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겠느냐고 물으면 본인은 대단한 본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허세를 부린다. 그 대단한 본업은 주식, 점, TV광고음악 작곡 등이 있고, 그 일들을 모두 고양이와 함께하고 있다. 사요코의 삶 속에서 고양이가 없는 삶은 단 1초도, 1g도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본업이 남들 보기엔 대단한 경제력과 성공이 아닐지라도, 직업만족도는 최상위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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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고양이한테만 인기 있는 삶 속에서 그녀의 목표는 다름 아닌 ‘결혼’이다. 올해는 꼭 결혼하겠다는 다짐을 벽에다 붙여놓으며 신혼여행은 ‘하와이’를 꿈꾼다. 결혼 그리고 신혼여행을 꿈꾸며 그녀는 고양이를 빌려드린다고 외로운 사람을 향해 외친다. 집에 혼자 남겨진 할머니, 가족과 따로 사는 아저씨, 홀로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렌터카 직원에게 “외로울 때는 네코가 최고”라며 그들 마음속에 뚫린 구멍을 채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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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집에서 고양이도 떠나보내고, 할아버지도 떠나보내 혼자 있던 할머니의 뚫린 마음은 고양이를 통해 죽을 때까지 채워졌고, 이 마음은 아들에게도 전해졌다. 가족들 곁으로 가게 된 아저씨는 사요코에게 고양이를 분양받아 고양이에게 큰 위로를 받으면서 외로움의 구멍을 메웠고, 렌터카 직원의 등급을 매기던 강퍅했던 마음도 어루만져 주었다.

     할머니가 만든 디저트 푸딩 가운데의 뚫려 있던 구멍은 생크림으로, 아저씨의 구멍 난 양말은 얼기설기 실로 꿰매졌고, 렌터카 직원의 도넛은 그녀의 입속으로 한 번에 먹혔을뿐더러 하와이 당첨 상자의 구멍에서 “하와이”가 나와 작은 사무실에 갇혀 있던 그녀는 해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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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가장 외로운 사람은 사요코 자신이다. 사요코를 길러준 정신적 지주였던 할머니가 2년 전에 돌아가시자 사요코는 혼자가 되어 버렸다. 사요코를 찾아와주는 건 이제 고양이뿐. 사요코의 구멍 난 가슴을 채워주는 건 다름 아닌 고양이들뿐이다. 외로울 때는 ‘네코 猫:ねこ’가 최고지만 사요코에겐 할머니를 대신해 줄 또 다른 사람, 반려자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그러던 중 사요코에게 ‘남자’가 느닷없이 나타난다. 고양이만 찾아오는 집에 ‘남자’가 들어왔다. 중학교 동창이었던 요시다는 사요코가 중학교 때 뭔가 걱정 없어 보이고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고 얘기한다. 중학생 요시다는 외로웠던 걸까. 그는 여전히 외로워 보인다. 개미구멍을 억지로 막는 요시다는 여전히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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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요코는 “구멍은 막는 게 아니라 채우는 거다” 라고 얘기해준다.

      무더운 여름에 그녀의 불청객인 요시다는 시원한 맥주를 찾지만, 여름에 맥주를 먹어본 적이 없는 사요코는 여름엔 보리차가 최고라고 한다. 중학교 때도 여름엔 아이스크림이라며 훔친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던 요시다가 떠오른다. 이번에도 요시다는 맥주를 사요코에게 내민다. “혼또다”를 외치는 사요코. 사요코에게는 고양이가 보리차였다면, 맥주는 사람이 채워주는 무언가일 수 있다. 보리차만 알았던 사요코에게 “여름에 맥주”는 또 다른 세상이고, 감정이고, 진짜일 수 있다. 사요코가 여태까지 알았던 세상보다 더 큰 세상을 발견하고, 사요코 자신이 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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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요코에게도 “여름에 맥주”와 같은 또 다른 혼또(진짜)를 알려줄 만한 사람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사요코가 그토록 원하는 하와이를 같이 가줄 배우자가. 일주일 말고 일박 이일 신혼여행을 허락해줄 만한 남자 말이다. 서로의 외로운 구멍을 사랑과 행복으로 채워나갈 사요코의 내일을 기대하며.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외로운 사람이 아주 많다.
    구원받지 못한 슬픔이 아주 많다.
    그래서 오늘도 외로운 사람에게 고양이를 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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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박주희
    이러닝팀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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