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9년 spring 제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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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JCU 칼럼
#5.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지난 2월 9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총 4개 부문을 석권하면서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전 세계에서 미국의 영화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결과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뿐이었고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적으로 영화산업이 어려운 가운데 특히 영화관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수 년 전부터 넷플릭스가 전 세계적으로 구독자층을 확대하면서 OTT(인터넷 기반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서비스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였다. 영상 미디어 산업이 재편되고 영화관산업이 쇠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만약 코로나19 사태로 영화관산업이 급격히 붕괴한다면 영화산업 자체의 흐름이 완전히 바7뀔 수도 있는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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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기금 조성을 보도한 AP통신의 홈페이지

 이러한 위기 상황은 여러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한국의 경우 극장을 찾은 관객의 수가 3월에는 전년도 대비 87.6%가 줄었고, 대표적인 멀티플렉스 체인인 CGV의 경우 35개 직영점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이다. 대기업 위주로 영화관산업이 유지되고 있는 한국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의 영화제작사들은 대부분 영화관 상영으로 수입을 보전하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제작사들의 상당수가 파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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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100억 원으로 제작되고 베를린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이 코로나19 사태로 극장 개봉을 접고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공개하려던 계획이 해외 배급사와 법적 분쟁에 휘말린 사건은 여러모로 상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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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의 스틸컷으로 4월 10일 넷플릭스를 통해서
전 세계적으로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잠정 보류되었다

 한국에도 <사피엔스>의 저자로 유명한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Yuval N. Harari)가 3월 20일에 ‘Financial Times’에 기고한 글에서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앞으로 전 세계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로 많은 것들이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젠가는 진정되겠지만 지금과 같은 전염병의 유행은 앞으로 주기적으로 인류를 괴롭힐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런 변화로 인하여 앞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가까운 미래에 보편화될 것으로 막연하게 생각하던 재택근무와 원격교육 같은 형태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면서 우리의 일상생활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여가생활과 관련한 인식과 여러 행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영화산업에서 기본인 ‘영화관을 통한 관람’이라는 보편적인 소비 형태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처럼 유지되긴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서비스의 확산으로 영화산업의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앞으로 변화 속도는 지금까지의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대중이 영화를 소비하는 방식도 개인 미디어로 통한 소비의 비중이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며, 영화관은 소수의 대작 영화나 블록버스터 오락 영화 위주의 상영으로 유지되는 구조로 점차 바뀔 것이다. 이런 변화는 1895년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가 ‘시네마토그라프(cinematographe)’라는 영상장치를 발명하면서 영화가 탄생한 이후 줄곧 유지되었던 ‘다수의 개인이 한 공간에 모여서 집단적인 체험으로 영화를 소비하던 형태’는 많이 퇴색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영화를 감독과 제작진의 의도대로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관에서 관람해야 한다는 시네필(Cinephile: 학문적·전문적 성향의 영화팬)들의 논리도 더는 유지하기 힘들 수도 있다.

 이런 변화들을 수용하여 제작되는 영화들이 앞으로는 다수를 차지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영화관에 모여서 집단체험으로 소비되면서 존재의 의미를 찾았던 영화가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해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앞으로 상당 기간 영화는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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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형
국제사이버대학교 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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