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9년 spring 제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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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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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어 괴로워하고, 부모는 자식의 마음을 알 수 없어 답답하고, 또 어떤 사람은 친한 친구(형제, 자매, 동료)가 왜 그러는지 몰라 한숨을 내쉰다. 몇 십 년을 가족으로 지내도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속담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물속의 깊이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나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으니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나는 남을 이해할 수 있는 포용력과 감정을 잘 컨트롤할 수 있고, 남의 이야기를 잘 경청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남의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거나 내향적인 성격에 자존감이 낮아져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직업 특성상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들의 성향이 너무나도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살아온 환경이나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유사한 상황에서 버럭 화를 내는 사람, 차분하게 넘어가는 사람,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뒤에서 남의 험담만 하는 사람 등 너무나 다양한 사람이 있었다. 믿고 잘 대해주었는데 신뢰를 저버린 사람 때문에 상처를 받고 괴로워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고객들과 상담을 하면서 가족 이야기나 본인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들어주는 것만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나의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다. 내 마음도 내가 다 모르는데 남의 마음을 이해하고 알고 싶고 답을 찾고 싶은 마음이 커져만 갔다. 사람들의 어려움이 왜 생기는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학구열과 선생님이 되고 싶은 욕망이 컸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늘 마음 한편에 있었고, 아이들도 다 커서 더 이상 내 손이 필요하지 않은 시점에 국제사이버대학교를 졸업한 지인으로부터 상담심리치료학과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당장 입학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3년에 졸업을 할 수 있었지만 8학기를 꼬박꼬박 6과목만 수강하며, 학과 특강이나 동아리 모임, 학교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상담을 공부하면서 고객과의 상담뿐만 아니라 나와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고 나를 더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많은 것을 얻었고 졸업 이후에도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심리학은 인생의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한 현명한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상담심리학은 마음이 아프거나 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기 때문에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계속 발전하고 있는 분야이다. 내가 상담심리학을 공부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100퍼센트 꿰뚫어보는 것은 아니지만 상담심리학을 공부한 덕분에 일상에서 부딪치는 짜증 나고 힘든 상황들을 조금은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면서 정작 ‘나’와 ‘가까운 주변 사람들’을 알기 위한 질문이나 노력은 거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상담심리를 공부하게 되면 달라진다. 나의 마음이 어떤지, 상대방은 왜 저런 행동을 할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려고 하면 어렴풋이나마 이해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냥’, ‘몰라’라고 말하는 10대 아이들의 마음에도 뭔가 이유가 있고, 생각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 화가 나기보다는 ‘그렇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이해하는 만큼 세상은 더 열리는 것 같다.

 상담심리를 공부하기 전에는 고객이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그 짐을 지고 힘들어하거나, 해답을 줘야 한다는 생각 또는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답답함이 있었는데 지금은 내가 해결해주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 사람과 함께 고민을 나눠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게다가 불행했던 과거나 어려운 환경 때문에 불행해지기도 하지만 그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태도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현재의 삶이 달라질 수 있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남 탓만 하며 내 인생의 주도권을 남에게 내어 준 채 무기력하고 불행한 삶을 살지 않기를 원한다면 상담심리학을 공부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좀 더 빨리 알지 못해 아쉬웠지만 더 늦지 않았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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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정화 학우
상담심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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