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9년 spring 제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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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교수가 들려주는 내 아이의 영어교육법 18. Role-Play(역할놀이)를 이용한 유아영어지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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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라면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 한다. 어떤 부모가 좋은 부모일까? 좋은 부모는 ‘이러 이러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른 것처럼 보인다. 오래전에 내가 만난 K씨는 3살, 5살, 8살 아이를 둔 전업 주부이다. 하루 종일 육아에 전념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이 들어 ‘자다가 죽었으면 좋겠다.’, ‘내일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K씨의 하루 일과를 들으면서 나는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7시에 일어나서 남편과 아이들 아침 밥을 챙기고, 세 아이를 씻기고 옷을 입히고 8시반에 오는 어린이집 버스에 두 아이를 태워 보내고 초등학교 1학년인 첫째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준다. 대충 밥을 챙겨먹고 청소와 빨래를 하고, 아이들이 먹을 간식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내고 나면 1시가 조금 넘어 첫째 아이가, 2시 40분쯤 둘째와 셋째가 돌아온다. 잠깐의 여유로움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육아 전쟁이 시작된다. 간식을 먹고나면 에너지가 넘치는 둘째(아들)은 놀이터에 나가자고 보채고 큰 아이는 놀아달라거나 책을 읽어달라고 매달린다. 놀이터에서 막내를 업고 2시간 넘게 둘째 아이의 그네를 밀어준 적도 있다. 두세 시간을 놀이터에서 놀고 집에 돌아와서 저녁 준비를 해서 밥을 먹이는 걸로 K씨의 일과는 끝이 나지 않는다. 저녁을 먹고 난 아이들은 ‘책을 읽어달라, 레고를 만들자, 보드 게임을 하자’며 매달린다. 아이들에게 TV나 동영상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힘들어도 아이들이 해달라는 대로 응해주었다. 남편에게도 집안일이나 육아를 부탁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다보니 하루 하루가 너무 힘들고 사는 게 즐겁지 않았고 심한 우울감에 시달리게 되었다.

 K씨에게 좋은 엄마는 어떤 엄마인지 물어보았다. “좋은 엄마는 아이들이 해달라는 걸 다 해주고, 배달 음식 먹이지 않고 직접 해주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엄마라고 생각해요.” 라고 말했다. 아무리 힘들고 피곤해도 아이가 원하면 책을 읽어주고 놀아주고, 좋은 재료로 음식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K씨는 엄마로서 ~~게 해야 한다는 당위적 사고가 많았고, 또 그런 생각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K씨가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이렇게 힘들게 애를 쓰고 있는지, 그리고 K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좋은 엄마의 모습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4남매의 첫째로 태어난 K씨는 주사가 심하고 집에서 폭군처럼 군림하던 아버지와 기가 죽고 약한 어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아버지 눈에서는 늘 레이저가 나오는 것같았고 아버지가 또 화를 낼까봐 늘 긴장하고 눈치를 살펴야 했다.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하고 어두운 방에 쭈그리고 우는 날이 많았다. 남편의 언어적, 신체적 폭력으로 인해 아이들을 살뜰하게 보살피지 못한 엄마에 대한 원망과 상처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K씨는 자신은 좋은 엄마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우리 엄마가 해주지 않은 것을 하는데 온 에너지를 쏟으면서 8년을 보냈다. 결혼 전에는 아버지의 눈치를 보면서 살았는데 결혼하고는 돈을 벌지 않는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남편에게 가사나 육아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있었다. 내가 되고 싶은 부모의 모습은 결국 내가 받지 못한 것을 내 아이에게 해주려고 하는 일종의 보상심리인 것이다. 자녀로서 나의 경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고 자신이 만들어 놓은 좋은 부모상에 근접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매우 공허하고 결국엔 심신의 병을 초래하게 된다. K씨는 자녀로서 좌절스러웠던 경험을 해소하는 동시에 자기를 돌보는 시간을 갖고(아이들에게 1시간 정도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면서),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을 시도하면서 우울감에서 벗어나고 아이들과도 행복감을 늘려나갔다.

 중2 아들의 성적표를 받고 펑펑 울었다는 L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성적을 올리기 위해 1년 넘게 과목당 100만원이 넘는 과외를 시켰는데 아들의 2학년 중간고사 성적은 반에서 20등 남짓했다. 참 속상하기도 하고 화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펑펑 울었다는 것이 좀 과하게 느껴졌다. 왜 L씨는 아들의 성적에 이렇게 집착하는 걸까? L씨는 학창 시절 똘똘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학업성적도 우수했다. 그런데 가정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했고, 성인이 되어서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엄마들과 자연스럽게 모임을 갖게 된 자리에서 학번이니 전공이니 하는 이야기가 오갈 때마다 매우 기가 죽었다. 학력에 대한 열등감이 자식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나 자식만큼은 공부를 잘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중2 아들은 ‘그냥 편의점 사장이 되어서 먹고 싶은거 꺼내 먹고 편하게 살고 싶다.’며 ‘공부가 너무 어렵고 힘들고, 체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하며, 한탄하는 L씨에게 본인의 한(恨)을 푸는 것이 중요하고, 엄마가 공부에 집착할수록 아들은 더 부담스럽고 공부로부터 멀어지게 되니 본인이 지금이라도 대학에 진학하여 공부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하였다. 당시는 내가 사이버대학교 교수가 아니었던지라 방송통신대학교를 소개하여 L씨가 공부를 시작했고, 본인 공부에 집중하다보니 아들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집착을 하지 않게 되면서 오히려 아들은 성적이 올랐다고 이야기했다.

 부모로서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도 결과가 부정적일 때가 있다. 과한 투자를 했으니 더 속상하고,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과도하게 화가 나거나 우울해질 수 있다. 부모의 최선의 노력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부모의 정신이 건강해야 한다. 자녀를 위한다고 하는 나의 행동이 정말 자녀를 위한 것인지, 나 자신을 위한 것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부모 자신의 상처와 아픔이 원인이 되어 자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부모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는 자신의 실패를 자녀를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무의식적 동기를 가질 수 있다. 자녀에게 향하는 부모의 이런 결핍된 욕구를 인식하지 못하면 자녀의 삶은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부모가 자녀에게 건강한 삶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직면하고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자녀를 위해서 무언가를 하기 전에 내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고, 이것이 자녀 사랑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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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제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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