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제품들로 빼곡히 채워진 대형마트의 진열대는 마치 대형 박물관의 모습을 방불케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빠른 변화의 속도를 체감하며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다양성’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어지는 제품들 간의 접전들과 늘 마주하게 된다.

 특히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도 주목하고 있는 국내 화장품 시장의 변화 속도는 놀라울 따름이다. 세계적인 친화경 화장품 브랜드 ‘AVEDA’가 국내 화장품 시장의 변화 속도를 고려하여 메이크업 제품 라인을 빠르게 철수시켰던 사례나 2001년 독립법인 ㈜엘지생활건강이 출범된 후 본격적으로 시작한 화장품 사업이 2019년 현재 두피모발 화장품 분야에만 6개의 브랜드에 70여 개가 넘는 제품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 화장품 시장의 변화 속도와 다양성에 대한 단면을 입증해주고 있다.

 거의 매일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양의 정보와 상품들에 대한 선택을 두고 소비자들은 피로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극히 제한적인 선택만이 존재하는 시장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다양성이 보장된 소비 시장은 4차 산업시대를 맞아 더욱 확대될 것이고 이러한 소비 환경은 소비자들의 취향과 수준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서비스 환경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뷰티서비스와 같이 서비스 집중도가 높은 분야에서 다양성을 갖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며 만약 가능하더라도 그 성공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서비스가 무형성Intangibility, 이질성Heterogeneity, 비분리성Inseparability, 소멸성Perishability 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서비스의 특성으로 인해 다양화되고 고급화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른 특성으로 인해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무형적인 서비스를 소비자의 기억 속에 오래 머무르게 할 수 있고, 생산과 인도 과정에서 일정할 수 없는 서비스의 이질성으로 매번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그런 서비스를 생산해낸다면 현존하는 제품의 다양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경지의 시장이 실현되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인적 자원에 의존도가 높은 서비스 현장은 살아있는 유기체와도 같아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닌 것이다. 적지 않는 서비스 업체들은 이러한 서비스가 지니는 특성을 성장의 장애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여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도 디자인해야 하는 시대이다. 사람에 의해 생산되는 과정이라 해서 모자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더욱 특별해야 하는 것이 각 분야의 서비스 전문가들이 지켜야 할 그들만의 서비스 ‘가치’인 것이다. 인공지능들에 의한 서비스가 보편화되는 시대에도 주도적으로 서비스의 ‘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는 자리매김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 서비스만의 특성을 고려한 콘텐츠가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고객 경험’이다. 오랫동안 고객의 마음속, 기억 속에 머무를 수 있는 경험을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하기 위한 노력들에 집중해야 한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였던 존 듀이(John Dewey)가 이야기한 진정한 경험, 즉 일상 속에서 그 본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함으로써 인생의 의미를 풍요롭게 하고 시작과 끝을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그런 경험들을 설계하고 실행하여 서비스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명감을 함께 공유하며 오늘도 서비스 전문가로서 비즈니스 현장에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국제사이버대학교 동지들에게 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