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9년 summer 제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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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치료학과 김현미 교수의 상담 Story 18. 자기 몸에 상처를 내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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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죽고 싶어서 했다기보다는 내가 너무 미울 때 많이 했어요. 누군가에게 화를 내고 나면은 '왜 이런 화를 내가 냈지? 왜 나는 이 화도 못참지?' 라고 생각하면 내가 너무 미운거에요. 내가 너무 미우면 그냥 자살하고 싶다 이런 것 보다는 그냥 너무 미우니까는 볼펜으로 몸을 긁거나 이랬었어요. 나는 이런 벌을 받을 만해' 이런 생각을 막 했어요, 그 때 너무 짜증나서.”

 “자해를 하면 저로 인해서 저의 일부분이 아프다거나 이렇게 되고 그 아픈 시간 동안 ‘깨어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2018년에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는 청소년 자해, 막을 방법을 찾아주세요’ 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자해는 의도적으로 자신의 신체에 상처를 입히는 행동’으로, 넓은 의미에서는 자살을 시도하고자 하는 목적은 없으나 지속적이고 의도적으로 무모하게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위를 의미한다. DSM-5(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5, 정신질환 및 통계편람)에서는 비자살성 자해라는 진단명으로 분류하며 지난 1년간 5일, 또는 그 이상, 신체표면에 고의적으로 출혈, 상처, 고통을 유발하는 행동을 자신에게 스스로 가하며, 이는 단지 경도 또는 중등도의 신체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자해 행동을 하려는 의도에 의한 것으로(즉, 자살의도가 없음) 정의하고 있다. 자해는 자살 의도가 없더라도 죽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청소년 문제행동 중 고위험으로 분류된다. 일상적인 스트레스와 긴장을 조절하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기 어려운 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한다. 또한, 자해는 은밀하게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히는 행동으로 사회나 가족에게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의 자해 행동이 꽤 오래 지속되고 난 후에 알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자녀 또는 주변의 청소년이 자해를 하고 있다면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 자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부모로서, 교사로서, 상담자로서 반드시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먼저 청소년들이 자해를 하는 이유 또는 마음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 자해의 가장 일반적인 동기는 긴장이완이라고 볼 수 있다. 불안, 우울, 자기혐오, 실패감, 분노감, 외로움 등의 감정들을 일시적으로 감소시키는 하나의 대처 기제로 기능한다.

 자해하는 청소년들은 심각한 스트레스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고 언어적 능력이 낮거나 사회적 기술이 낮은 청소년들이 자해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격렬한 감정과 고통을 견딜 수 없고 말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해를 정서 조절의 도구로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자해를 통해 다른 사람의 공격과 자살시도를 회피함으로써 스스로 상황에 대해 통제감을 느끼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등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안으로 자해를 하기도 한다.

 자해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은 ‘나를 처벌하려고’, ‘나에게 화가 나서’,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해’, ‘나의 힘듦을 보이기 위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공감을 받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자해를 한다고 하였다. 성적이나 대인관계 스트레스는 청소년의 자살 및 자해의 촉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스트레스를 견디게 하거나 혹은 더 심화시키는 것은 가족 관계이다. 자해를 경험한 청소년들은 부모님의 맞벌이로 같이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고, 가족들이 무관심하고 도움이나 상담을 받고 싶은 마음을 무시하기도 하고, 가족 앞에서 자해를 했지만 방관하거나 무조건 나를 비난하며 힘들다고 말했을 때 폭력적인 반응을 보이는 부모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고 있다. 너무 힘들어서 자해를 한 A는 ‘그 정도로 그어서 죽겠냐, 죽을 거면 제대로 하라.’며 화를 내는 엄마의 말에 더 상처를 받고 그 후에는 조용히 손목을 그었다고 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받고 싶은 것이다. 따라서 부모나 교사, 상담자는 청소년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해 경험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자해 목적에 대해 무비판적 경청을 해야 한다. 자해라는 행동은 내적인 어려움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식이기 때문에 자해 행동을 줄이는 데 집중할 필요는 없다. 부정적 경험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하기 어렵고, 스스로 해결(해소)하거나 담아두지 못할 때 나타나는 행동이므로 청소년이 평소에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타인의 공감을 통해 자기 공감을 학습하게 되면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순간 순간 자해를 하지는 않게 된다.

 변증법적 행동치료(dialectical behavior therapy)를 체계화하는데 기여한 마르샤 리네한(Marsha Linehan)은 자해 청소년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인정을 제시하였다. 인정은 청소년과 부모(교사, 상담자)가 서로 경청하고 있고 이해하고 있으며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고 청소년과의 관계에 주의를 기울이는 동시에 둘의 입장이 달라도 큰 분쟁을 야기하지 않을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하였다. 리네한이 제시한 인정의 6가지 수준은 관심보이기, 환언하기, 마음을 읽기, 과거에 기반을 두기, 현재에 기반을 두기, 철저하게 진실로 대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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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제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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