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5년 Autumn 제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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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필자는 계절 중에 봄을 가장 좋아한다. 태어난 계절이 봄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본인이 좋아하는 야구의 계절이 시작되기에 더욱 이 계절에 설레게 된다. 개인적으로 야구는 깊이 해 본 경험은 없고 다만 가끔 TV 중계를 보는 정도였다. 하지만 박찬호 투수의 미국 진출을 계기로 한국 선수가 출전하는 메이저 리그(Major League) 경기를 보는 것이 일상에서의 커다란 기대와 기쁨의 하나가 되었다.

 과거 우리 직원 중에 프로 야구 특정 팀의 광팬이 있어서 그 팀을 중심으로 전문가 수준의 “야구 이야기”를 웹진에 연재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본인은 그 정도는 아니고 그저 작은 애국심을 바탕으로 아마추어 수준의 지식을 갖고 응원하면서 챙겨보는 정도다. 보면서 항상 느끼는 점은, 우리 선수들이 미국 최고의 프로들과의 경쟁에서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팀 승리에 기여하고 환호하는 장면에서 너무도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생각이 들고, 나 자신도 덩달아 신나고 뿌듯해진다.

 흔히들 야구 경기의 승패는 70% 이상 투수의 역량에 따라 좌우된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어떤 투수가 나오느냐에 따라 경기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이 야구다. 투수를 얘기할 때 1990년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전성기를 이끈 3총사를 빼 놓을 수 없다. 컨트롤의 마법사 그렉 매덕스, 왼손의 달인 톰 글래빈, 그리고 역경을 이겨낸 존 스몰츠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초특급 에이스들이 10년이 넘게 한 팀에서 활약하면서 만년 하위권이었던 브레이브스를 전성기의 양키즈도 해보지 못한 14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 위업을 달성했던 것이다.

 투수의 역량은 타고난 자질과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의 결과라는 점은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투수가 아무리 빠른 공(Speed)과 제구력(Command)을 가졌다 해도 시합에서의 공의 배합, 즉 구질(球質)과 구종(球種)은 대부분 포수의 사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간혹 포수의 판단을 거부하고 본인이 원하는 공을 던지는 경우도 있으나 그 빈도가 자주 있지는 않다. 투수들은 방어율(평균 자책점), 탈 삼진율, 피안타율 그리고 QS(Quality Start: 게임당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능력 등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이 모든 지표들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주는 가려진 조력자가 있음을 야구팬들은 흘려버리기 쉽다. 다름 아니라 투수의 공을 받아주는 포수의 역할에 주목해야한다는 말이다. 즉, 투수를 평가하는 지표는 자신이 던진 공을 받아주는 포수의 역할과 능력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뜻인데, 특히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투수의 경기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는 포수의 “비장(秘藏)의 한 수(手)”를 메이저 리그 구단주와 감독은 눈여겨본다.

 그 숨겨진 “한 수(手)”는 과연 무엇일까? 포수의 자질을 논할 때 대체로 투수 리드능력, 경기 운영능력, 타율, 도루 저지능력 등이 동원되지만 이들 지표 외에 메이저 리그 감독들이 꼼꼼하게 챙기는 체크-포인트(Check-point)가 바로 “프레이밍(Framing)” 이라고 하는 소위 “미트 질” 능력이다. 포수의 글러브를 미트(mitt)라고 하고 프레임(frame)은 스트라이크 존(zone)으로 인정받는 네모난 구역을 의미한다. 쉽게 설명하면 심판 입장에서 완벽한 스트라이크라고 선언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구역으로 들어온 공을 자신의 글로브를 살짝 스트라이크 존으로 꺾어 줌으로써 심판으로 하여금 스트라이크 선언을 하게끔 만드는 절묘한 기술(?)이 바로 포수의 “비장(秘藏)의 한 수(手)”인 것이다.

 강정호 선수가 속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Pirates)의 포수 프란시스코 서벨리는 뉴욕 양키즈(Yankees)에서 이적했는데, 각종 기록이 증명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프레이밍 기술자다. 메이저 리그의 첨단 미디어 '스탯 캐스트(Statcast)'에 따르면 서벨리 선수는 지난해 201개의 볼을 스트라이크로 바꿔 놨다고 한다. 야구 한 경기에서 선발투수가 6회를 기준으로 자신의 능력으로 잡아내는 스트라이크 외에 별도로 10개 정도의 프레이밍에 의한 스트라이크 도움을 받는다면 아마도 거의 확실한 승리투수가 될 것이다. 결국 서벨리 포수는 지난 시즌에 자신의 파트너 투수가 누구든지 간에 다 합쳐서 최소 20개 경기를 승리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이다. 팀 승리를 위해 이 얼마나 대단한 숨겨진 공로인가?

 오늘날 우리를 있게 해준 수많은 고마운 조력자들이 있다.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이 있으며, 학업 과정에서의 가슴 뭉클한 스승이 있다. 우리 학교를 회상해 보면 개교 이후 초창기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큰 힘이 되어 지탱하게 해주고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 수 많은 숨겨진 공로자들이 있다. 포수의 작은 손목 동작이 흔들리는 투수를 구원하고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숨은 공로라는 사실이 우리에게 그대로 하나의 표본으로 적용된다.

 올해 우리는 성공적인 입학 실적을 이뤄냈다. 지난 3년간 구체적인 목표를 수치로 정해놓고 한번 해보자는 결의와 다짐,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주말을 포기하고 지원자들을 면담한 교수들, 퇴근 후 밤 11시에도 전화 상담에 응한 직원들, 사비(私備)까지 털어서 제자들과의 모임을 주선한 외래 강사들, 퉁명스럽고 짜증내는 전화 문의마저 인내심으로 이겨낸 조교들이 모두 메이저 리그 특급 포수 급의 “미트 질(Framing)”을 훌륭히 수행한 결과, 그들의 숨겨진 작은 도움들이 모여서 오늘의 큰 성과를 달성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믿는다. 드러나지 않은 공로자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이경우
국제사이버대학교 부총장
보건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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