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5년 Autumn 제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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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학문(學問)의 힘 이경우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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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가 되면 설레는 이유는 새로운 각오와 희망을 꿈꾸기 때문일 것이다. 나 자신도 매년 초에 아쉬움에 되풀이 하는 자문(自問) 중에 하나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성숙된 삶을 살 수 있을까”인데 이에 대한 답을 찾아 실천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 성숙된 삶이란 밖으로 향한 시각을 자신을 향한 되돌아봄으로 바꾸는 지혜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을 비판하고 서로 비교하고 흉보기보다는 나를 돌아보고 나 먼저 절제하고 바꿈으로서 세상의 이치를 하나씩 깨달아 가는 과정인 것이다. 선승(禪僧)들은 면벽수행(面壁修行)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능력을 기르고 수력(修歷)이 쌓이면 만물의 뜻을 읽어낸다고 한다. 이게 바로 “통찰(通察)” 이다. 범생(凡生)인 우리들이 종교인들의 도 닦는 과정을 따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속세에서도 지혜를 모으면 어느 정도 자신을 들여다보는 통찰력을 갖추게 되고 반성과 자정(自淨)을 통해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혜(知慧)는 어떻게 얻는 것인가? 법정 스님은 “지식은 바깥의 것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고 지혜는 안의 것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세상의 많은 문명(지식)을 습득하고 그것들을 바탕으로 내 안에서 정성스레 갈고 닦으면 지혜가 표출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 성숙된 삶의 기본인 “지혜”를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많은 것은 배우고 익혀야 한다. 지혜는 자가발전 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배움을 통해서 완성된다. 경험은 부모나 주변 인물 또는 책이나 미디어 매체를 통한 영향을 포함하는데, 의도적 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런 과정을 거쳐 습득되는 특징을 가진다. 그렇다면 배움은 무엇인가?

 “지식을 배워서 익힘” — 학문(學問)의 사전적 의미다. 배울 학(學)자에 물을 문(問)으로 구성된다. 아마도 식견을 쌓기 위해서는 배워야 하는데, 배움이란 끝없는 질문의 연속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저절로 습득되는 배움은 없다. 인내와 고통이 수반 된다. 피곤과 졸음을 이겨내야 하고 때로는 친구와의 만남을 줄여야 한다. 이렇듯 힘든 배움의 과정을 지속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언급했듯이 지혜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속적인 답을 해보면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함이고, 부와 명성을 얻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재물과 명예가 성숙된 삶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세속적인 가치에 얽매이게 되면 인간관계가 피폐해 지고 영혼 잃은 껍데기 삶이 계속된다. 욕심은 비교하다보면 점점 커지게 되는 속성을 가진 것인데, 남과 비교하는 습관을 버리지 않는 이상 영원히 욕심이란 그릇을 다 채울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식 탐구의 전당인 대학 진학의 이유도 과연 재물과 명예 때문일까? 필자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강하게 믿고 있다. 취업이나 돈벌이는 굳이 대학을 거치지 않아도 가능성은 열려있다. 대학 학위 없이도 많은 부를 축적한 분들을 주변에서 그리고 동창 중에서도 심심치 않게 본다. 대단한 능력을 보유하신 분들이지만 교류하다 보면 뭔지 모를 허전함이 느껴진다. 현란한 언변에 셈이 빠르고 물정을 파악하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을지는 몰라도 왠지 깊이 있는 여유가 충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 대학은 취업이나 재산 증식의 기술만을 가르치는 곳은 아니다. 전공 지식을 깊이 있게 파헤치다 보면 그곳에 스며있는 “사물을 보는 눈”과 “자신을 되돌아보는 마음”과 같은 삶의 지혜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고 그것들이 모여서 우리를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대학이 직업전문 학원과 구별되는 부분이다.

 논어의 첫 장은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 로 시작된다. 공자가 얼마나 배움을 중시했는지 알 수 있다. 공자는 배움을 통해서 부족한 나를 인(仁) 즉, 지혜로 채우고 그 결과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동양학자 신정근 교수는 공자가 논어를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궁극적으로 “<배움의 길>을 통해서 사람다움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배움의 길은 성숙한 삶을 실현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대학은 잘 닦여진 고속도로로서 이 매개체가 원활히 전달되도록 한다. 그러니 대학에서의 학문 과정을 너무 세속적 성공과의 연결 고리만으로 인식해선 안 될 것이다. 전공과 연관된 지식 습득 과정에서 의식하든 못하든 지혜를 얻게 되고 그것들이 쌓여서 자기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성실한 삶의 방식을 취하는 성숙한 지식인으로 거듭 날 수 있는 것이다.

 공자는 평소에 제자들의 존경과 칭찬을 대부분 사양했는데, 그 중 유독 받아들인 호의가 바로 호학(好學)이였다고 한다. 배우기를 좋아한다는 말인데 단지 학문에 소홀하지 않았다는 정도를 넘어 얼마나 열정적으로 배움의 길을 걸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초나라 섭공이 공자의 제자인 자로에게 공자가 어떤 인물인지 물어보자 자로가 곤란해 하며 대답을 못하고 돌아왔다. 후에 이 얘기를 들은 공자가 친히 자신을 20글자로 표현했는데 그중에 발분망식(發憤忘食)이 있다. 자기 자신은 어떤 환경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먹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잊을 정도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우리에게 어떤 자세로 배움의 길을 걸어야 할지 말해준다. 거저먹는 학문은 존재하지도 않지만 쉽게 얻은 지식은 지혜의 길로 안내해 주지 못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힘들게 파고들어가는 것이 진정 대학에서의 의미 있는 배움일 것이다. 학문의 깊이가 깊을수록 고민이 늘고 몸이 힘들겠지만 그러한 고통은 나를 들여다보는 겸손한 인간다움을 길러주고 세상을 하나의 이치로 꿰뚫어 보는 일이관지(一以貫之)의 능력을 가능케 하니 우리가 결코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필자를 비롯해 우리 학교 교수와 직원들 그리고 재학생과 졸업생 모두가 신년의 기대와 희망을 성취하는데 있어 학문(學問)이 모든 출발의 디딤돌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이경우
국제사이버대학교 부총장
보건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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