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8년 Summer 제16호
  • GJCU 커버스토리
  • GJCU 알림
  • GJCU 칼럼
  • GJCU 교수기고
  • GJCU 가족마당
지난웹진보기
상단으로 이동
우리의 전통(傳統)은 무엇인가?

 전통(傳統)은 때로는 부자연스럽고 거추장스러우며 철 지난 것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오랜 시간 지켜온 특정 규율을 고수(固守)한다는 것은 해당 기관이나 조직의 권위를 높이고,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강화하며, 품위와 격조를 느끼게 하면서 후발주자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최고의 지위를 유지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커버스토리 이미지 1

 올해 윔블던 테니스대회 준결승에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5시간 15분 동안 혈투를 벌이며 최고 기량(技倆)의 경기를 보여주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전 세계 테니스 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윔블던 대회는 1877년에 시작됐는데 최고 권위의 대회로 인정받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독특한 전통으로 더욱 유명하다. 이 대회는 참가하는 모든 선수가 남녀를 불문하고 흰색 유니폼만을 입도록 하는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양말과 운동화는 물론 머리띠와 땀 닦는 손목 밴드까지 흰색 착용을 해야 한다. 2013년 로저 페러더(스위스)는 흰색 테니스화 밑창이 오렌지색이었는데 곧바로 지적당하고는 결국 갈아 신고 시합에 임했으니 이 대회의 전통 고수 의지가 얼마나 엄격한지 알 수 있다. 물론 이 전통에 이의를 제기하는 참가 선수는 한명도 없음이 당연하다. 윔블던 대회의 또 하나의 전통은 잔디 구장에 있다. 관리 유지비가 일반 클레이코트나 하드코트에 비해 몇 배 이상의 비용이 들어도 4대 메이저 대회 중에서 유일하게 전체 시합을 잔디 구장에서 치룬다는 전통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프로 야구에도 독특한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구단이 있다. 미국 프로 야구 선수들은 대부분 장발에 턱수염을 기르면서 가급적 험상궂은 외모를 지향한다. 강하게 보임으로서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최고의 야구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즈(NY Yankees)에서는 수염을 기르거나 장발인 선수, 감독 및 코치를 찾아볼 수가 없다. 117년 역사에 27회 월드시리즈를 우승한 명문 양키즈 구단은 단정한 머리와 수염 금지라는 전통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덥수룩한 수염을 트레이드마크(trade mark)로 하던 선수들도 일단 양키즈 구단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면 시즌 중에는 깔끔히 면도하고 경기에 나설 것을 약속해야 한다. 이 구단의 또 다른 전통은 선수들의 유니폼에 있다. 바로 줄무늬 유니폼과 그 유니폼 어디에도 선수 이름을 표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수 이름도 모르고 오는 관객은 양키즈 팬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다소 자긍심 과한(?) 구단의 철학이 아닐까 싶다.

 여자 메이저 골프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온쉽 경기를 보자. 여기에도 독특한 전통이 있다. 선수가 최종 우승이 확정되면 캐디와 함께 연못(The lake of ladies)에 뛰어드는 의식을 전통으로 하고 있다. 이 독특한 전통은 1988년 명예의 전당 멤버인 에이미 앨코트가 두 번째 우승을 확정한 뒤 연못에 몸을 던지며 자축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는데 이제는 이 대회의 자부심이자 상징이 되어 또 하나의 즐거움을 주는 전통으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커버스토리 이미지 2

 이런 사례를 떠올리며 느낀 점은 전통은 하나의 자부심의 표현이란 생각이 든다. 그 만큼 시합이나 구단의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행사와 조직에 대해 애정과 자긍심을 보여주는 것이며, 자신만의 개성과 권위로 타인과 차별화 함으로서 혹시 비교되는 경우에도 그 우월성으로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 아닐까 생각된다. 더불어 우리 학교에서도 혹은 학과 단위에서 우리만의 고유한 전통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학과별로 고유의 색깔과 문양을 정해서 학과 홈피와 티셔츠 등을 디자인한다든지, 명예의 훈장(?) 같은 것을 제작해서 최우등으로 졸업하게 되는 학생에게 선배 최우등 졸업자가 대대로 물려주는 행사 같은 것도 훌륭한 전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로서는 교직원들에게 흰색 옷만 입게 하고, 수염을 못 기르게 하면서, 기쁜 날 물 폭탄을 맞으라는 규칙(전통)을 만들어서 강요할 수는 없다. 전통은 특정인의 의지로 강요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통으로 인정받기 위한 기본 조건은 구성원들과 참여하는 학생들의 사랑, 자부심 그리고 긍지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탄생한 전통이라야 진정한 의미의 공감대를 갖는 공동의 의식(意識)이 되고 영원히 승계되는 유산(遺産)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경우
국제사이버대학교 총장
Copyright ©2014 BY GUKJE CYBER UNIVERSIT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