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8년 Winter 제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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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어젯밤 이어폰 이야기

 사랑하는 와이프와 귀엽고 예쁜 딸이 처갓집에서 하룻밤 머무르고 온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장모(느)님의 눈물 어린 희생 덕분에 제겐 뜻하지 않게 하룻밤의 자유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감사하고 기쁜 날, 저는 과연 무엇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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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책상에 상시배치된 이어폰들. 3배 이상의 이어폰이 제 서랍에 더 모셔져 있습니다.

 네 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습니다. (오늘에서야 고백하는데 저 이어폰 덕후예요...)

 벌써 10년 넘게 여러 분야의 it관련 리뷰를 여기저기 쓰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제 주 종목을 소개해드리고 합니다. 바로 일상에서 음악을 들을 때 빼놓을 수 없는 필수요소인 이어폰입니다. (남들이 듣기엔 어려울수도 있는 분야라 그동안 언급을 못했어요)

 거슬러 올라가면 고등학생 때부터 시작한 취미생활이 벌써 15년 가까이 되었네요. 헤드폰의 경우 이어폰에 비해 취미생활로 삼기엔 너무 가격대가 높아서 그때 당시로써는 최선의 선택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이어폰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 소리가 나오던 소니 E888이 첫 이어폰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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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어폰으로서는 고가에 속하던 7만원 대 이어폰. 지금이야 100만원 넘는 이어폰도 넘치지만,
당시엔 소위 ‘급’이 나뉘는 이어폰에 속했고 지금까지도 회자되는걸 보면 고급 이어폰 역사의
시작점이 E888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적어도 100개 이상의 이어폰을 구입하고 중고로 팔아가며 소위 ‘덕후’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에 쌓여있는 수많은 기기와 이어폰들의 조상님은 E888이라는 이어폰 한 개와 카세트테이프, cd플레이어, md플레이어 하나씩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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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전부 소니였네요. 얘네도 길게 가진 못했습니다. 왼쪽부터 EX9, D-E01, MZ-E10

서론이 길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명확합니다.
자신의 이어폰을 고르는 노하우를 알려주자!

 세상엔 구매할 수 있는 이어폰이 너무 많죠. 동네 마트에만 가도 이어폰이 30종은 걸려 있을 겁니다.

 아닐 것 같지만, 의외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 어떤 음악장르와 어떤 소리를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장르에서는 락이라던지, 재즈라던지, 특정 성향에서는 여자보컬의 목소리. 혹은 극저음 비트의 쿵쿵거리는 울림. 쫙 뻗어 올리는 바이올린의 고음, 묵직하게 뿜어나오는 첼로의 중저음 등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음색을 들려주는, 즐겁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이어폰을 고르라고 하면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어떤 이어폰을 구매해야 하는지는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죠.

 (자기소개를 할 때 취미가 음악듣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독서 다음으로 많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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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예상 표정) 제말 맞죠? 인정?

 [저음 특화][중저음 강화][고음특화][올라운드형]이라느니 [V자형]이니 [W자형]이니 [플랫한] 성향이라느니. 티타늄 하우징이라느니 카본소재로 만든 진동판이라느니 등등등.

 리테일 박스에 적혀있는 이어폰을 설명하는 수많은 글귀들을 보면서도 혹시 ‘가장 디자인이 예쁜거’를 구입하지 않았습니까? (틀렸어요! 이어폰은 소리를 듣는 용도라구요!)

 앞서 말씀드린 분이 바로 당신이라면, 이 글을 보시고 이어폰에 대한 지식을 늘려가시면 됩니다. 제가 한번 도와드려볼게요!

 들어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이 이 분야이지만 기초에 대한 진입장벽은 아주 높지는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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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믿으세요! 빌리브 미-

#1. OOO형 이어폰이라는 말은 일단 이해하고 시작합시다.

 이어폰의 성향을 겉으로 먼저 판단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흔히 이어폰 포장 겉박스에 보면 트루베이스라느니 중저음형 이어폰이라느니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단어 하나 정도는 써있기 때문이죠. 특히 리테일 박스에 쓰여져 있는 단어는 이어폰을 만든 회사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기 때문에 보통은 들었을 때 전혀 다른 소리성향에 배신당하는 법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 이 암호를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쉽게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소리성향
극저음 저음 중음 고음 초고음
드럼대고(폐달)
영화에서
심장을 쿵!
베이스 기타
음악의 둥둥
힙합 비트
남성보컬
여성보컬
전자기타
여성보컬
심벌
일렉트로닉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초급수준에서 모두의 이해가 쉽게 구분을 짓기엔 이 정도가 적당할 듯합니다. 100% 맞는건 아닙니다. 김경호씨처럼 고음을 쏟아내는 남자보컬은 고음에 속하겠고 베이스 기타로도 중음 이상의 초퍼연주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훨~~씬 더 다양하게 구분 지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위의 전제는 ‘악기가 가진 기본성질’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제 경험치를 더해보면, 한 대중가요를 듣더라도 사람들마다 각기 반응하는 소리가 다릅니다.

 보컬이 베이스가 되는 노래에서 어떤 분은 보컬 외에 기타리프가 들려주는 중고음의 선명함을 듣고 감명받는 분도 있고, 또 어떤 분은 보컬 뒤에서 흐르는 비트가 몸을 울릴 때 감명 받는 경우도 있죠.

 각자의 성향은 다 다르지만 저렇게 다섯 단계로 구분 지어 내가 좋아하는 소리를 골라내는 과정을 거치면 박스에 쓰여있는 설명만 보고도 나에게 맞는 이어폰을 고르기가 매우 쉬워집니다. 동시에 내가 어떤 음역대의 이어폰을 선호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죠.


#2. 그냥 다 좋으면 안되나요?

 저음이던 고음이던 다 잘나오고 어떤 장르던 만족스러운 소리를 내주는 이어폰은 없냐고 묻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있죠. (비싸서 그렇지...)

 이어폰은 기본적으로 제조사의 노하우가 담긴 튜닝을 거쳐 소리의 성향을 정하게 됩니다. 거의 비슷하게 원통형, 혹은 원형으로 생긴 이어폰도 내부 구조가 어떻게 생겼느냐, 공기가 빠져나갈 구멍을 어떻게 얼마나 배치하느냐, 어떠한 재질의 어떠한 진동판을 써서 제작되었는가 (혹은 BA를 어떤 구조로 배치했느냐..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이건 다음화가 있다면 다루죠.ㅠㅠ) 등등에 따라 천차만별의 소리를 냅니다.

 좋은 이어폰 제조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고비용의 투자와 고차원의 과학을 통한 연구가 접목되어야 제대로 만들어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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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에 구입한 일본 intime사의 커널형 이어폰 go 소개페이지. 제대로 된 이어폰 제조 회사는
작은 이어폰 하나에도 신중한 소재선택부터 몇십 개의 특허기술을 접목합니다

 이어폰 시장은 재미있게도, 어떻게 음역을 멋지게 강조하느냐, 얼마나 훌륭한 디자인을 뽑아냈느냐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가장 자연에 가까운 소리. 우리가 음악회에 가서 객석에 앉아 귀로 듣는 것과 유사한, 전체적으로 평이하고 고른 음색과 공간감을 구현하는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비싸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대부분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이 음악을 프로듀싱할 때 원본 소스를 모니터링하고 튜닝하는 목적으로 쓰이기 위해 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비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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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중적이고 대표적인 모니터링 이어폰 Etymotic research사의 er4.
디자인이 저 모양이어도 몇십년동안 스테디셀러입니다. 가격은 40만원대부터 시작.

 이러한 고가의 이어폰들은 앞서 말한 대로 모든 장르에서 과장되지 않고 그렇다고 어느 음역 하나 누락 되지 않게 모든 소리를 ‘좋게’ 들려줍니다. 그걸 FLAT(플랫)한 성향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모니터링용 이어폰은 가격대가 100만 원을 넘어가는 경우도 흔합니다. 헤드폰도 아닌 이어폰인데 말이죠.


#3. 비싼 것에는 이유가 있다.

 세계에서 내노라 하는 이어폰 업체들은 대중화되지 않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그럴듯한 음향연구소를 갖춘 규모의 기업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죠. 여러분이 어디선가 봄 직한 대중적인 회사만 몇 개 언급하면 BOSE, 젠하이저, SHURE, 얼티밋이어(UE), 소니, B&O, GRADO, BEATS(닥터드레), AKG, 필립스, 에티모틱리서치 정도가 있겠네요.

 대중적으로 인지도 높은 저 회사들 중 굴지의 음향 기업이던 얼티밋이어(UE)는 마우스로 유명한 전자제품회사 로지텍에 인수가 되었고, HARMAN 그룹의 하만카돈, AKG, JBL은 삼성에 인수가 되었습니다. 비츠는 애플에 합병이 되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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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 브랜드광고. 이제는 삼성로고가 있네요
하만카돈 해파리 스피커가 부의 상징이던 시절도 있었는데..

 왜일까요?

 이어폰을 구매하는 수요층은 한정되어있는 반면, 연구금액에 비례해 높은 금액대로 판매하자니 소비자가 여기는 이어폰의 가치는 그만큼을 못 따라가고, 제품 하나를 개발할 때마다 연구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드는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고비용을 들여 연구결과를 내서, 제품을 출시하면 아무런 연구과정 없이 그들의 제품만을 분석하여 카피품을 만들어내는 중국의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도 그들이 사라져간 이유가 되었구요. (요즘 유행하는 ‘대륙의 실수’라는 말의 어원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어폰과 헤드폰 개발 및 판매를 주업으로 삼는 거대 기업 중에 몇십 년 이상 롱런 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이어폰은 부가적인 부분이고 마이크, 스피커 등의 방송장비, 전자제품 등이 주력인 회사가 다수죠. 결국 오랜 연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음향 전문기업의 좋은 이어폰’은 고가정책이 아니면 살길이 없습니다. 구지 모니터링용이 아닌 음악감상 전용이어도 가격이 보통 몇십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요가 얼마 되지 않으니 가격대가 높은게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그래서 고가 이어폰 시장은 소수 매니아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저같은..)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점차 좋은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럼 모니터링용이나 기술의 집약체로 만들어진 값비싼 이어폰을 써야만 제대로 된 음악감상을 할 수 있을까요?

 제 대답은 ‘그렇지 않다’ 입니다. 여기서 뜬금없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전 세계에 불어온 스마트폰의 열풍은 식지 않고, 1인당 한 개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하는 것이 무엇이냐. 라는 조사에서 사진촬영, 웹서핑, 앱 이용과 더불어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음악감상’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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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밀려 한세대를 풍미했던 MP3 플레이어는 대부분 다 사라졌고,
위 제품처럼 고음질 무손실 음원을 재생하는 몇몇 기기만 살아남았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더이상 음악감상을 위해 별도의 음악재생기기를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나 유투브, mp3 저장을 통해 스마트폰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음악을 듣는 시대가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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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번들이어폰 역사에 획을 그은 바로 그것. 번들을 따로 구매하는 사람들로 품귀현상까지 빚고
G어폰이라고도 불리웠던 LG 옵티머스G 번들이어폰 쿼드비트1

 특히 2011년, LG스마트폰의 번들이었던 쿼드비트가 품귀현상까지 빚어가며 큰 인기를 누리자,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 음악감상의 품질을 중요한 요소로 여긴다는 사실을 (아주아주) 잘 알게 되었습니다. 카메라 품질처럼, 스마트폰의 음질 향상에도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이 시점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번들 이어폰의 퍼포먼스도 수직상승하게 됩니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기본으로 제공되는 번들이어폰만으로 좋은 소리를 듣는 시대가 비로소 온 것이죠.


#5. 당신이 쓰는 스마트폰의 번들 이어폰은 생각보다 좋고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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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제가 직접 찍었습니다. 구하기가 쉬워요. 최근에 스마트폰을 LG나 삼성폰으로 바꾼
직장동료들은 거의 이 두 제품 중 하나를 쓰거든요.

 요즘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두 가지의 번들(기본제공) 이어폰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왼쪽은 LG의 스마트폰인 G6, V30에 제공되는 번들 이어폰이며 세계적인 오디오 기업인 B&O(뱅앤올룹슨)의 브랜드를 입고 있습니다. (하지만 B&O에서 제조한 건 아니고 음색 튠만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른쪽은 삼성 갤럭시S8, 갤럭시노트8에 제공되는 번들 이어폰입니다. 역시 세계적인 오디오 기업인 AKG의 옷을 입고 있습니다.(삼성이 작년에 하만카돈으로 유명한 하만그룹을 인수해서 AKG는 사실 삼성껍니다)

 그럼 이렇게 스마트폰에 동봉된 이어폰을 따로 구매하려면 얼마의 가격을 지불해야 할까요?

 오픈마켓 기준 두 제품 모두 4~6만원 중반대의 가격입니다. 공짜로 주는거라 저렴할 줄 알았는데 놀라셨죠? (해외에서 직수입된 삼성 이어폰은 오픈마켓에서 더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합니다만 삼성 정식매장에서 구매하는 가격은 무려 99,000원이예요...)

 그럼 소리는 어떨까요? 검색포털에 V30 번들이어폰, S8 번들이어폰이라고만 쳐봐도 수많은 리뷰가 쏟아져나오는데(번들이니 쓰는 사람도 많아서 진짜 리뷰가 많습니다)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번들인데 우수하다! 음악이 다르게 들린다!” 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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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소리만 튠했어도 B&O와 AKG가 괜히 붙진 않았을 겁니다. (소리 측정 그래프를 보면서 설명드리고 싶지만 오늘 웹진은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니 나중으로 넘기겠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번들이라는 이유로 좋고 예쁜 이어폰을 구매하겠다며 마트 등에서 3~5만원대 이어폰을 구매하시는 분들이 간혹 보입니다. 이러한 분들에게 감히 말씀드리자면 여러분이 쓰시는 번들 이어폰이 그것보다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스마트폰 번들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한 성향을 반영하지 않고 최대한 대중적으로 모든 장르에 어울릴만한 소리를 내게끔 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요즘 나오는 번들이어폰의 튜닝은 W자 형태로 저음, 중음, 고음에 모두 고른 소리를 내는 준수한 성능을 보이죠.

 (저 위의 두 개 외에도 애플의 이어팟, 샤오미 피스톤 등등 요즘 번들이어폰의 트렌드예요)

 그러니 비싼 이어폰을 구매하려고 마음먹지 않은 이상, 번들 이어폰을 쓰세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음악을 스마트폰에서 가장 최적화된 소리로 들려주는 친구들이 알고보니 바로 옆에 있습니다


#6. 명심할 것. 이어폰은 되돌아가는 길이 없다

 한창 유행했던 말 중에 “들어올땐 맘대로였지만 나갈땐 아니란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표현이야말로 이어폰에 딱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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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최근에 우리가 오래전 대중적으로 사용했던 브라운관 TV, CRT 모니터를 보신 적이 있나요? 당시에는 그걸로 선명하게 TV프로그램을 시청하고, 비디오도 보고, 게임도 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화질이 정말이지 눈뜨고는 못 봐줄 정도로 형편없죠.

 왜 그럴까요?

 우리의 눈이 훨씬 진보된 기술인 LCD, OLED TV에 익숙해져서입니다. 눈은 이미 더 선명하고, 더 뚜렷하게 원색에 가까운 피사체를 보여주는 진보된 기술에 오랫동안 노출되어왔으니 이미 없어져버린 과거 기술을 바라보았을 때 형편없어 보이는 것이 맞죠. 그것에 추억보정이 된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컬러 브라운관 TV 시절 흑백 TV를 바라보던 시선도 똑같았겠죠)

 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항상 듣던 음악이 훨씬 더 선명하고 공간감이 넓게, 음계 하나하나가 찰랑이는 듯이 들리는 순간, 그리고 그것이 익숙해진 순간. 우리의 귀와 뇌는 강제로 진화합니다. 다시 전에 쓰던 이어폰으로 돌아가면 그 소리의 답답함 때문에 한동안 음악을 듣기 싫어지는 사태가 오는 경우도 있죠.

 (극단적인 표현이 아니라 제 이어폰을 들은 사람들 중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그간 정말정말 많이 봤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이어폰은 소위 ‘돈값’을 합니다. 소리의 성향을 떠나 값비싼 이어폰일수록 좋은 소리를 내는 경우가 99%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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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 인증마크. 보통 박스에 이 마크가 붙어있다면
나름 괜찮은(비싸고) 이어폰이구나 생각하셔도 됩니다. 예외도 있긴 합니다만.

 그런 이어폰을 구입하기엔 금전적인 부담도 높고, 또 그 이어폰이 고장 나거나, 분실될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어폰으로 돌아가기엔 이미 금이 소위 ‘황금귀’가 되어있어 성에 안차게 됩니다. 비용도 비용이라 다시 구매하기도 힘들게 되죠. 금전적, 정신적 데미지가 밀려옵니다.


#7. 이어폰 구매를 고민할 땐, 자동차 구매처럼 하면 된다.

 그래서 이어폰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동차랑 똑같습니다. 원하는 성능과 디자인의 요구치가 높아질수록 금액대 역시 한없이 높아지죠. 이럴 땐 합리적 소비를 해야 합니다. 여기서 제가 지인들에게 추천하는 ‘나에게 맞는 이어폰 선별방법’을 소개해볼게요.

  • 내가 음악감상에 어느 정도를 투자하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소비인지 정확한 금액대를 정한다.
  • 그 가격대에서 내 성향에 맞는 소리를 내어주는 소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좋은 이어폰은 어떤 것이 있는지 인터넷을 통해 사용기를 찾아본다.
  • 인터넷에 떠도는 긍정적인 리뷰만 보기보다는 부정적 리뷰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여러분이 보는 인터넷은 광고가 넘쳐나기 때문. (부정적인 리뷰는 보통 고급 유저들이 많이 쓴다)
  • 전혀 감이 안 잡힐 때는 오랫동안 운영된 이어폰 전문 카페 등에 가입하여 해당 이어폰을 사용한 사람들의 후기를 검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 (블로그보다는 훨씬 전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대충 어떠한 이어폰을 구매할지 결정되었으면, 이어폰 전문샵에 가서 실제 모습을 보고, 꼭 청음을 해본 후 정확히 내 성향에 맞는지 검토 후 샵 or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다. (요즘은 웬만한 대형서점에만 가도 청음 할 수 있는 유명 이어폰 수십개가 비치되어있다)

 자동차를 고를 때와 매우 유사하죠?

 금액대를 설정하고. 내 성향에 맞는 차를 몇 가지 고르고. 사람들의 사용기를 검색해서 장단점을 파악하고, 마지막엔 실제로 가서 시운전을 해보고 구매할 모델을 최종 결정해 제일 저렴한 곳을 찾아 구매!

 이러한 과정은 일단 구매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본인의 철학과 기준이 확실히 서 있어야 가능하죠. 그래서 글의 맨 처음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의 성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겁니다. (한 번 더 강조했네요)


#8. 마무리.

 글을 쓰다 보니 나름 최대한 쉽게 설명을 하려고 했으나, 실패한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정말 이어폰을 구매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시거나, 글을 평소에 많이 읽거나 잘 읽으시는 분들이 아닐까 싶네요.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십 년 넘게 지속해온 마냥 좋아하는 취미 생활이다 보니, 제대로 된 설명을 하기엔 한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가 위에 쓴 글을 읽으시고 도움이 되신 분들 혹은 되실 분들이 조금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혹시나 정말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제게 따로 연락 주시면 최대한 도움을 드리도록 할게요. 제가 애정하는 분야라 열정도 과도하게 넘치거든요.

 사실 처음엔 특정 가격대를 정해놓고 그에 맞는 추천 이어폰을 쭉 늘어놓고 싶었는데(혼자알기엔 아까운 이어폰들이 많아요) 저도 저보다 훨씬 훌륭하신 고수들이 추천해놓은 이어폰을 무작정 사보니, 내 성향이 반영되지 않아 금방 질리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차라리 고르는 방법을 알려드리자! 라는 취지에서 이 글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만...

 실패했네요 하하하 역시 덕후의 길은 혼자 걸어가야 제맛

 이번에 발간하는 웹진을 몇 번 더 읽어보고, 이 주제가 정말 웹진에 써도 괜찮을지 판단해서 2탄으로 올지, 다른 소식으로 올지 정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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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최재욱
아마추어 IT리뷰어로
10년째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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