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4년10월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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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칼럼
이주연 교수의 감성칼럼 공감대(공허한 중년들을 위한 감성 대서사시) 1.나이 듦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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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쯤 되면 만나는 이마다 한 마디씩 한다. 좀 서글프지 않냐고.
이쯤 되면 괜스레 서글프기도 한 듯하다. 흰머리가 노골적으로 자라나고 몸은 서서히 둔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중년의 위기’라는 말을 떠올린다. 그런데 뭐가 위기인가? 영국의 에세이스트 마이클 폴리(Michael Foley)는 나이를 먹는다 해서 우리 삶이 초라해지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내 삶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힘겹게 느끼는 것은 “난 성공해야 하고, 누구나 내게 잘 대해 주어야한다”는 기대와 믿음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한 삶’을 열망하고 저마다 성공을 인생의 최대의 목표로 꿈꾼다. 그러나 막상 성공한 삶이 어떠한 삶이냐고 물으면 딱히 답하기는 좀 뭐하다. 적어도 모두가 그토록 열망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갖게 되면 만족과 행복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리라. 돈이 많으면 성공한 것은 아닐까? 권력을 잡으면 행복할까? 경제학자 이스털린(Richard Easterlin)은 젊은이들에게 삶에 무엇이 있으면 행복하겠느냐는 물음을 던졌다. 그리고 16년 뒤,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룬 그들에게 이제 무엇이 있으면 행복할 수 있겠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들은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불안했고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단지 욕구 수준만 높아져 있을 뿐이었다. 결론은 성취와 성공은 삶에 만족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공을 향해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의 중년은 위기를 경험하기 쉽다. 뒤를 돌아다보지 못해서 내 뒷모습을 인정하기가 참 버겁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미래는 희망보다 걱정으로 다가온다. 세상에 밀려나는 일만 남은 것 같다. 그러나 나이 먹고 세상에서 밀려날수록, 세상이 원하던 삶 대신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찾아갈 가능성은 높아져만 간다. 젊었을 때는 ‘무엇을 위해서’ 노력해야 했지만, 나이 들수록 일을 그 자체로 즐겨서 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는 까닭이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나이 듦은 되레 축복이 될 수 있다.

폴리는 “가장 좋은 것은 흔히 그토록 재앙처럼 느껴지던 절박함의 소멸인데, 이는 축복일지도 모른다.......여정이 목적지보다 더 중요하며, 활동이 성과보다 더 중요해진다.......나이가 들어가는 커플은 다시 연인 사이가 될 수 있지만, 젊은 시절처럼 기력을 소진시키는 전투와 자녀 양육이라는 힘든 부담은 지지 않아도 된다. 또다시 학생이 될 수 있지만 시험에 휘둘리지 않아도 되며, 공부를 즐길 능력도 있는 그런 학생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나이 듦의 지혜는 저절로 길러지지 않는다. 현명하게 나이가 들려면 ‘현재’를 살아야한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소진시키지 말고, 과거를 들추어 현재를 김빠지게 하지 말아야만 현재적 삶을 살 수 있다. 현재에서 만나는 사람, 하는 일, 찰나의 순간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모습대로만 살려 했던 이들은 자기만의 욕구를 알아채기 어렵다. 이런 자들은 홀로 남겨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스스로도 모르는 탓이다. 하지만 고독과 침묵 속에서 틈틈이 세상과 거리를 두며 ‘나이 듦’을 연습한 사람들은 다르다. 무엇이 자신다운 모습인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자신다운지를 끊임없이 되물으며 찾았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이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노년과 죽음은 두렵기만 하다. 반면, 충분히 준비된 노후는 기대를 안긴다. 내 영혼이 과연 나이 들수록 성숙해지고 있는지 되물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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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국제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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