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칼럼
    통합상담치료학과 이주연 교수의
    공·감·대
    #8. 그들은 50에 달로 갔다, 우리는 지금 어디를 향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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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종종 어떤 시작 앞에서 멈춰 선다. 특히 배움이나 새로운 도전을 이야기할 때면 더 그렇다. “지금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이 한 문장은 수많은 가능성을 조용히 접어버린다. 성인이 된 이후의 삶에는 책임이 따르고, 시간은 부족하며, 실패의 부담은 더 크게 다가온다. 그래서 우리는 시작보다 망설임에 익숙해진다. 하지만 질문을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 정말 늦은 걸까, 아니면 내가 늦었다고 느끼고 있는 걸까.

     상징적인 사례 중 하나는 지난 4월 반세기 만에 달을 향해 떠났던 인류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2호다. 이 임무에 탑승한 네 명의 우주비행사는 각각 47세, 50세, 49세, 50세였다. 흔히 ‘이미 늦었다’고 말하기 쉬운 나이에, 그들은 오히려 인류를 대표해 최첨단 유인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하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나이에 대해 얼마나 좁은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성인 학습자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 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자기 의심’이다.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 “지금 시작해서 과연 의미가 있을까.” 이러한 생각들은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마음을 붙잡고, 결국 많은 사람들이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낸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배움을 멈추게 하는 것은 나이가 아니라 두려움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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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히려 성인의 배움은 더 깊고 단단하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과 실패를 겪으며 무엇이 나에게 맞는지, 무엇이 나를 지치게 하는지,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를 배워왔다. 이 경험은 단순히 흘러간 시간이 아니라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다. 젊은 시절의 배움이 가능성의 확장이라면, 성인의 배움은 방향의 선택에 가깝다. 속도는 느릴지라도 훨씬 덜 흔들린다.

     아르테미스 2호의 우주비행사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하루아침에 그 자리에 선 것이 아니다. 수십 년에 걸친 훈련과 경험, 실패와 선택이 쌓여 그 자리에 도달했다. 그리고 바로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맡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시간은 어떤가. 지금까지의 삶은 정말 ‘늦어버린 시간’일까, 아니면 ‘이제 시작할 수 있는 준비의 시간’일까.

     누군가는 빠르게 이해하고, 누군가는 오래 걸린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끝까지 가느냐다. 그리고 끝까지 가는 힘은 ‘절박함’이나 ‘명확한 이유’에서 나온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인생의 중요한 것들을 대부분 늦게 배운다. 사람을 이해하는 법,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 자신에게 맞는 속도를 찾는 일. 이런 것들은 시간을 통해 익혀진다. 그리고 그 시간이 쌓인 이후에야 우리는 비로소 더 제대로 배울 준비가 된다. 그래서 지금의 시작은 늦은 시작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정확한 시작에 가깝다.

     다시 떠올려 보자. 아르테미스 2호의 우주비행사들은 왜 그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었을까.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두려움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나이는 ‘늦음’의 증거가 아니라 ‘준비됨’의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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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방향이다. 얼마나 빨리 시작했는지가 아니라,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미 늦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은 사실 포기하기 가장 쉬운 순간이다. 하지만 바로 그때 한 걸음만 더 내딛는다면 인생은 전혀 다른 궤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들은 50에 달로 갔다. 그리고 이미 출발했다. 어쩌면 지금이 우리의 출발점일지도 모른다.

    이주연
    국제사이버대학교 통합상담치료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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