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칼럼
    아동가족상담학과장
    김영미 교수 칼럼
    #6. 아동·청소년 우울, 외면할 수 없는 침묵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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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애들은 원래 예민해”
    “사춘기니깐 당연히 감정 기복이 있지.”
    “공부만 하면 되는데 뭐가 힘들다고 그래.”

    우울을 겪는 아이들에게 흔히 따라붙는 말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말들은 아이의 고통을 마치 성장통의 일부인 것처럼 치부하게 만든다. 아동·청소년기 우울은 결코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다. 이 시기의 우울은 인지, 정서, 행동, 사회성 발달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조기에 개입하지 않으면 학업 포기, 자해, 자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아동의 우울에 대해 침묵해 왔다. 우울을 표현하는 아이조차 “그 정도는 누구나 겪는다”는 반응에 침묵하게 되었고, 그 결과 우울은 조용히, 그러나 깊이 아이들의 삶을 잠식하고 있다. 이제는 이 침묵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물질적으로는 날로 풍요로워지는 시대지만, 아이들의 행복은 그에 비례하지 않는다. 2022년 정신건강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자살 충동 경험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으며, 9~18세 아동·청소년의 16.1%가 우울감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학생의 3명 중 1명, 고등학생의 절반 가까이가 ‘삶이 무의미하다’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진단받고 치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많은 경우 ‘게을러졌다’, ‘예민하다’, ‘말을 안 듣는다’는 오해 속에서 행동만을 문제 삼고, 정서적 어려움은 간과된다. 이로 인해 조기 개입의 기회를 반복해서 놓치게 된다.

    # 우울증은 무엇인가
    우울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시적인 감정 상태다. 하지만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되며 일상 기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해질 경우에는 ‘우울증’으로 진단된다. 이러한 정신과적 질환이 아동·청소년에게 발생하면 소아우울증이라고 한다. 소아우울증은 성인우울증과 비슷하게 식욕 저하, 불면증, 집중력 저하 등을 동반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명확히 인식하고 언어화하는 능력이 미성숙하기 때문에, 우울함을 대신해 짜증, 분노, 반항, 무기력 같은 행동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또한 이전에 즐기던 활동에 대한 흥미나 의욕이 사라지고, 학업 수행능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 품행장애, 불안장애 등과 함께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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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아우울증의 경고 신호
    1. 슬프고 화나는 기분이 대부분의 날 동안 지속
    2. 예전에 즐거원던 일에 덜 흥미를 느끼고 즐겁지 않을 때
    3. 학업 등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
    4. 수면패턴의 변화
    5. 식욕이나 체중의 변화
    6. 평소보다 피로를 더 많이 느낄 때
    7. 평소와 다르게 남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을 때
    8. 자존감이 낮아질 때
    9. 두통이나 복통 같은 통증이 잦아질 때
    10. 죽음에 대하여 반복적으로 생각하고 자해, 자살에 대하여 생각할 때
    자료 : 우울증 경고 증상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MAY 클리닉

    # 왜 아이들은 우울해지는가
    소아우울증의 원인은 60%는 환경적 요인, 40%는 유전적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아동과 청소년의 우울은 단일 원인이 아닌 생물학적, 심리사회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가정환경 요인: 부모의 양육태도, 정서적 방임, 부부갈등, 이혼, 경제적 불안정 등
    -개인 내적 요인: 내향적 기질, 낮은 자존감, 자기비난, 완벽주의 성향 등
    -또래 관계 및 학교 요인: 따돌림, 소외, 학업 경쟁, 교사의 부정적 피드백 등
    -디지털 환경 요인: SNS를 통한 비교, 온라인 괴롭힘, 스마트폰 과몰입 등
    아동·청소년은 외부 자극에 민감하고 스트레스 상황을 조절하는 능력이나 감정 표현 방식이 서툴기 때문에 문제행동 이면의 감정을 파악하는 민감함이 필요하다.

    # 어떻게 도와야 할까
    우울을 예방하고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학교, 가정, 지역사회, 전문가가 협력하는 다층적 개입이 필요하다.
    ● 학교는 아이의 정서 상태를 잘 관찰할 수 있는 장소이다. 정신건강 선별검사, 정서교육, 위기학생 조기 발견 및 전문기관 연계 시스템이 보다 체계화되어야 한다. 일회성 상담이나 포스터 캠페인을 넘어서, 학교가 정서적 회복력을 키워주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 가정은 아이에게 가장 일차적인 정서 안전망이다. 부모는 자녀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양육자 자신도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 필요시 양육코칭이나 부모상담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 전문기관은 치료 개입의 핵심이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Wee센터 등과 연계하여 인지행동치료(CBT), 미술치료, 가족상담 등 맞춤형 개입이 이루어져야 한다.
    ● 사회 전체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 아이가 “죽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단순한 투정이나 관심받기 위한 행동으로 여기는 것은 위험하다. 우울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태이며, 적절한 개입을 통해 충분히 회복 가능한 질환이라는 것을 모두가 이해해야 한다.

    # 아이들의 표정 없는 얼굴을 다시 바라봐야 할 때
    우울한 아동은 종종 무표정하거나, 쉽게 짜증내거나, 이유 없이 아파한다. 그러나 그 모든 행동 뒤에는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숨겨져 있다. 우울은 조용히 아이들의 삶을 서서히 갉아먹는다.
    아이와 부모는 종종 이 상황을 자신의 탓이라 여기며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나 우울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환이며, 중요한 것은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여정을 함께 시작하는 일이다.우울은 결코 지나가는 감정이 아니다.하지만 손을 내민다면, 회복은 분명히 가능하다.아동·청소년의 조용한 외침을 듣기 위해 우리는 더 민감해져야 한다.‘말을 안 한다’고 해서 우울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그 아이는 어쩌면, 아무도 듣지 못하는 속삭임으로 "도와줘"라고 외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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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미
    국제사이버대학교 아동가족상담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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