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영상크리에이터 이정원 교수의
- 문화칼럼
- #5. 혐오 콘텐츠 무엇이 문제일까?
정치 이념, 타종교와의 갈등, 세대 간 갈등, 인종차별 등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비단 이러한 문제뿐만 아니고 어떤 성별을 가졌든지 간에 서로가 피해자 입장이며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남녀차별 문제, 이주자나 성소수자와 같은 소수자에 대한 집단 괴롭힘이나 따돌림, 기혼과 미혼 등 다양한 사회적 갈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더군다나 차별이라는 문제뿐만 아니고 이제는 역차별이라는 문제까지 발행하여 사회가 양분되어 균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항상 존재해 왔었지만 왜 최근 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느낄만큼 심해진 것이고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되고 있는 것일까?
물론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급속한 발전으로 사이버렉카(Cyber Wrecker) 또는 이슈 전문 유튜버라고 지칭되는 이들의 콘텐츠가 유튜브와 같은 개인 미디어나 SNS 등을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어 이러한 문제점들을 급속하게 확대·재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렉카는 주로 정치인이나 연예인, 또는 인플루언서 등 유명한 사람들의 행동이나 발언, 사생활 등에 대한 것들을 주제로 삼거나 이슈가 될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재빨리 짜깁기한 영상을 만들어 조회 수를 올리는 방식을 사용하기에, 교통사고 현장에 잽싸게 달려가는 렉카(Wrecker)에 빗대어 조롱하는 의미로 사용하며 주로 혐오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포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뜻하기도 한다. 이들은 유명인의 이슈나 사생활 외에도 자극적인 사건이나 논란을 다루며, 정확성보다는 속도와 자극적인 표현으로 관심을 끌어 모으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태도를 담은 콘텐츠뿐만 아니라 인종, 종교, 성적 취향, 성별 등을 이유로 폄하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을 소재로 많이 사용하기에 사회를 양분화하여 갈등을 일으키는 일이 많다. 이들은 과장되거나 허위적인 내용을 포함한 자극적인 제목과 썸네일(Thumbnail)을 사용하여 구독자 수와 조회 수를 높이는 방법을 사용하기에 대중들의 인식과 여론 형성에 큰 역할을 하며 정보 확산의 경로가 되기도 하지만 깊은 취재나 사실 확인 없이 일단 동영상을 만들어 유포하기에 악성댓글의 생산과 확산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악플은 많은 문제점을 양산한다. 주로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활동하며 사실 검증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자신들의 입맞에 맞춰서 보도하거나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기에 왜곡된 정보로 논란을 증폭시킨다.
얼마 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다를 받다가 자살에 이르게 된 배우 ‘이선균’ 사건을 살펴보자. 물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도 3차례 공개 소환 조사한 경찰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사실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단 의혹을 확산한 언론과 유튜브 같은 미디어들도 문제이다. 더군다나 사이버렉카 유튜버들은 ‘이선균’ 배우와 유흥업소 실장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사건과 관련이 없는 사생활까지 폭로해 논란을 증폭 시켰다. 그리고 먹방 유튜버로 유명한 ‘쯔양’의 사생활을 이용하여 자신들이 제작한 콘텐츠 조회 수를 높이면서 협박까지 하여 금품갈취를 한 ‘구제역’이라는 유튜버에게는 사생활 침해 및 명예훼손으로 징역이 구형되는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러한 문제가 ‘쯔양“에게만 해당 되는 사건이 아니고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은 유명인들만 해당 될까?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일반적으로 일부 유명 유튜버들이 특정 정치인의 발언이나 행동을 문제 삼아 비판적 시각을 제기하면 해당 이슈가 전국적 관심사로 부상하는 경우나 일상생활 속 불편 사항이나 사회 문제를 제기하여 새로운 의제를 설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왜곡되고 편향된 정보가 유포되어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로 인하여 편향적이고 극단적인 시각, 과장된 내용은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와 차별 의식, 계층·세대·이념 간 갈등과 같은 사회적 갈등을 급속하게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청소년과 취약 계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게 우려되고 있는데, 이들은 비판적 사고력이 부족하여 왜곡된 정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편향적 시각에 노출되어 그릇된 인식과 편견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서 혐오 표현이 난무하고 차별 의식이 확산되는 등 사회적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으며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에 지나치게 노출되면서 정서적 피해를 입기도 한다.
건전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슈 전문 유튜버들의 자정 노력과 함께 유튜브와 같은 대형 플랫폼에서 문제의 소지가 큰 혐오 콘텐츠를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유튜브는 2017년 자체적으로 혐오 콘텐츠를 제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역과 문화에 따라 혐오 표현의 기준도 상이하고, 수많은 콘텐츠를 일일이 검토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혐오 콘텐츠 규제를 위한 법안도 제정하고 불법 콘텐츠 모니터링과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시 추징금을 받는 법도 이미 추진하고 있지만 그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올바른 미디어를 이해하고 판독하기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와 같은 교육을 꾸준하게 받는다면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정보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다양한 관점에서 검증하고 성찰하여 왜곡된 정보와 편향된 시각에 휩싸이지 않고, 건전한 여론 형성과 사회적 담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미디어 교육처럼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비판적 사고와 균형 잡힌 시각을 청소년기부터 가질 수 있게 우리 어른들이 노력하고 체계적인 미디어 활용 교육을 지속한다면 우리의 아이들은 다양성 존중과 타문화에 대한 이해, 관용의 가치를 통하여 건전한 가치관 형성과 혐오 문화 극복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