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정 사회복지학과장교수 칼럼
- 국제기구 방문기
- #4.캄보디아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캄보디아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킬링 필드, 인디애너 존스, 툼 레이더(안젤리나 졸리), 화양연화…….
당신의 대답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되었던 사회복지법인 한국 월드비전 이사로서의 마지막 3년의 임기가 시작되었다. 월드비전은 전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아동, 가족, 지역사회와 함께 협력하여 빈곤과 불평등에서 벗어나고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글로벌 NGO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가족은 물론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을 전체가 중요하기에, 월드비전은 지역을 기반으로 두고 지속적으로 아동들의 복지에 초점을 두는 지역개발사업(Area Development Project)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 월드비전은 전 세계 33개국 116개국 사업장에서 아동과 마을의 자립을 돕는 지역개발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월드비전 이사로서 내가 6월에 방문한 캄보디아 푸옥 사업장도 해외 사업장 중의 하나였다.
푸옥은 캄보디아 북서부 ‘앙코르와트 사원’으로 유명한 시엠립 주에 있는 사업장으로, 시엠립 중심가로부터는 약 36km 떨어져 있고 차를 타고 40분 정도 가야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 사업장에서는 아동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영양 및 생계유지 지원, 보건위생, 교육, 학대와 착취로부터의 보호 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사진: 사업장 직원이 푸옥 사업장의 사업을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는 모습
여러 가지 사업 중에서도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아동영양지원과 식수지원 사업에 나는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다. 아동은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에 가장 취약한 대상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많아지면 기존의 식량생산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작물생산량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식량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식량부족으로 아동들이 필요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해 영양실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아동이 살고 있는 그 지역에서 아동들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영양을 제공하는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푸옥 사업장에서는 아동들의 영양공급을 위해 중요한 식품재료 꾸러미를 ‘슈퍼푸드(super food)’라 부르며, 부모를 대상으로 이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내가 방문했던 그날도 슈퍼푸드를 보여주고 이를 조리하고 아동들에게 먹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낮이라 그런지 참여한 부모가 모두 엄마들이었는데, 3~5세 아동들을 안거나 옆에서 돌보면서 열심히 교육 듣는 모습을 보니 아동들이 건강하게 자란 미래가 그려져서 든든했다.
그림: 슈퍼푸드
한편 ‘한국은 식량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라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위기에 더 취약할 수 있는데, 아동의 영양공급을 위한 대응은 되어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적어도 아동에게 필수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식량을 지역에서 확보하기 위한 식량 생산 시스템은 구축되어 있어야 할 텐데……. 경제적 효율만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지역 생산 방식은 식량을 수입하는 것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니까, 이러한 지역 식량 생산 시스템을 낭비라면서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이 든다. 기후변화 대응은 경제적 시각의 접근이 아니라 생존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지역은 식수로 인한 어려움도 함께 겪고 있었다. 물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필수적이라 물이 부족하면 농산물 재배가 어려워지며 식량 생산량도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 직접적이라 탈수 등의 문제가 생기고 오염된 물은 많은 질병을 가져온다. 근처에 물이 없으면 먼 지역에서 양동이 등에 담아서 물을 가져와야 하는데, 이 일은 아동들이 대부분 담당하게 된다. 부모는 일을 하러 가거나 집에서 다른 아동과 노인을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물을 가지러 먼 곳으로 갔다 돌아오는 일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매우 힘들어서 이 일을 하기 위해 아동들은 학교를 못 가는 경우들이 많다. 그뿐만 아니라 물을 가지고 오가는 과정에서 아동들은 성폭력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된다. 그래서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는 사업은 지역사회개발에서 매우 중요하다.
사진: 저수지
사진: 물이 저장된 물탱크
사진: 가정에 설치된 물을 공급하는 파이프
이곳에서는 비가 올 때 저수지에 물을 저장해 두고 그 물을 정화해서 물탱크에 보관하였다가 파이프를 통해 각 가정에 공급하고 있었다. 깨끗한 물이라고 했지만, 가정에서 실제 받아본 물에는 약간의 흙도 섞여 있는 등 한국의 물처럼 깨끗해 보이지는 않았다. 푸옥 사업장에서 식수사업으로 초기에 설치 재료와 방법을 지원했고 현재 관리는 지역에서 개별 가정마다 일정의 비용을 내고 지역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하고 있으며, 사업장에서는 자문과 수리를 도와주고 있다. 해외 NGO들은 정부의 능력이 부족한 경우 정부와 협력하여 사업을 진행하면서 정부가 사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지원한다. 지금의 식수지원 사업도 정부가 능력을 키워 빠른 미래에 국가가 상하수도 시설을 설치하여 더 깨끗한 물이 모든 가정에 공급되기를 희망한다.
3박5일의 짧은 일정으로 다녀와서 조금 피곤했지만 캄보디아는 눈을 반짝이는 희망찬 아이들과 자립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내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복지가 해야할 일에 대한 고민과 필요성을 다시 일깨워준 곳이 되었다.
“캄보디아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기후변화에 대한 사회복지 대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