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교수기고
      특수상담치료학과장 이주연 교수 칼럼
      #3.편견

       인간관계에 의한 피로감, 취업 및 학업에서 오는 불안감, 개인주의, 소통의 부재 등으로 인해 세상과 단절하며 스마트폰 안에서 그리고 방 안에서만 고립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인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사건이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그런데 언론을 통해 그 사건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있는데 바로 은둔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5년간 별다른 직업 없이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았고 그의 휴대전화엔 다른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은 내역도 친구 이름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학창시절 사회성이 결여된 모습이었다는 증언까지 퍼지면서 오랜 은둔이 범죄의 원인일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였다. 그런데 은둔은 범죄와 별 상관이 없다.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이미지 대부분은 편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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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둔형 외톨이와 관련된 오해가 많다. 그들이 사람을 싫어할 것이라는 게 대표적이다. 그런데 사실이 아니다.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욕구는 있지만 어떻게 관계를 해야 할지 미숙해서 회피할 뿐이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기 쉬운 성격 유형이 있다는 것도 편견이다. 예민하고 내향적일 가능성이 높지만 외향적인 사람도 은둔형 외톨이가 될 수 있다. 성격은 물론 은둔을 선택한 원인도 제각각이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원인은 길에서 만나는 사람만큼 다양하며 은둔형 외톨이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으려는 건 적절치 않은 접근 방법이다. 오히려 오랜 은둔이 범죄로 이어진 게 아니라 어렸을 때 애착문제를 겪던 개인이 여러 요인으로 은둔을 선택한 뒤 부정적인 생각에 몰두하거나 갑작스런 심경의 변화로 범행을 저지르는 등 굉장히 많은 가능성이 겹쳐져야 발생하는 것일지 모른다.

       은둔형 외톨이가 고립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은둔형 외톨이들의 개인적 심리적 요인을 살펴보면 대인관계의 어려움이 상당히 크며, 대인관계에서 혹은 외부환경에서 부닥치는 거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런 좌절감에서 회복하는 능력이 매우 떨어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은둔형 외톨이들을 상담해보면 청소년기 혹은 이른 성인기에서 그들이 겪은 따돌림, 과거 가족들과의 갈등의 경험들은 이후의 삶과 정서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친다. 수년 전에 입었던 정신적 상처들은 보이지 않는 큰 염증이 되어 현재를 살아갈 때도 그들의 마음을 좌지우지한다. ‘저 사람들에게 내가 이상하게 보이면 어떡하지?’ ‘또 내가 우습게 보여서 그들이 나를 피하는 건가?’ ‘내가 뭘 잘못했길래 계속 나를 피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하루 종일 그들의 머릿속에 맴돌아 정상적인 대인관계를 하지 못하게 가로막는다.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호의를 가지고 다가가도 그들이 너무 경계하고 위축된 모습을 보여서 다가갔던 사람들이 오히려 오해하고 그들을 피하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벌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다시 자신의 머릿속 생각을 확신하게 된다. ‘맞잖아! 나를 피하고 있어. 나는 재수 없는 인간인가봐.’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생각을 고정관념으로 믿어버리고 아예 대인관계를 맺을 시도를 하지 않게 된다. 어차피 자신은 사람들이 싫어하고 미움받을 존재라고 혼자서 결론 내리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악순환으로 그들은 점차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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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상가상 코로나 19가 휩쓸고 간 지금은 세상이 은둔을 오랫동안 지속하기 좋은 환경으로 조성됐다. 실제로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청년 삶 실태조사’에 의하면 ‘거의 집에만 있다’고 답한 청년을 기준으로 한 19~34세의 고립, 은둔 청년 비율이 100명당 5명 정도로 약 53만8000명, 코로나 19를 거치며 은둔형 외톨이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은둔형 외톨이를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보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 은둔형 외톨이를 질환이라든가 정신병 등으로 잘못 인식하지 말고,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사회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청년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향후 고립 중·장년과 노인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커지고 정신건강 악화나 자살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에 청년기에 선제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체적으로 부모 상담, 학습 지원, 자립 지원 등 실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그들이 다시 사회로 나와 적응하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 민간의 맞춤형 종합 서비스 지원체계 구축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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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연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수상담치료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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