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가족상담학과장 김영미 교수 칼럼
- #3. 사랑의 탈을 쓴 과보호
자녀의 성공에 걸림돌이 되는 장애물을 앞서서 다 없애주는 ‘잔디깎이맘’, 자녀의 주위를 맴돌면서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해주는 ‘헬리콥터맘’, 이 밖에 ‘알파맘’, ‘사커맘’, ‘캥거루맘’ 등은 부모의 과잉보호와 극성스러운 간섭을 빗댄 신조어들이다. 자녀를 너무 아끼고 사랑하다보니 자녀가 실패하고 넘어지는 모습을 견딜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 출발점이 아닐까 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일상생활 속에서 여러 도전을 만나고 대처하면서 성장한다. 유아기의 도전은 스스로 옷을 입고, 양육자와 분리되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고, 집단 환경 속에서 또래와 장난감을 공유하고 규칙을 배우는 것 등을 포함한다. 특히, 유아기는 자율성과 주도성을 키우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부모는 건강과 안전을 위해 유아를 보호하지만, 이러한 보호적 행동이 연령과 발달에 적합하지 않게 이루어지면 유아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저해할 수 있다.

과보호 양육행동은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필요 이상으로 통제하거나 불필요한 도움을 주어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과다하게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의 과보호 양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학문적으로 합의된 정의가 없으나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자녀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고 염려하는 양육태도를 포함한다. 자녀가 신체적, 심리적인 것을 포함한 모든 측면에서 안전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불안한 마음이 지나친 수준의 보호로 이어지는 형태이다. 둘째,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부모가 자녀의 일에 간섭하고 통제한다. 과보호하는 부모는 자녀가 겪는 작은 어려움에도 개입하여 도와주고, 자녀가 할 일을 대신해주며, 스트레스나 위험 상황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환경을 제한하는 등 자녀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의존성을 높인다. 셋째, 과보호하는 부모는 자녀의 일상을 통제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일에 책임지게 하지 않는 허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자녀가 상처 받을까봐 잘못을 감싸거나 속상한 마음을 적절한 수준 이상으로 위로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과보호 양육은 걱정으로 인한 보호적 특성과 간섭하고 침해하는 양육행동을 포함하는 통제적 특성, 그리고 허용적 특성을 포함한다.
과보호 양육은 문화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데 주로 서구문화권에서는 통제나 간섭의 의미가 강조되는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애정과 허용의 수준이 강조된다. 예를 들어, 미국이나 유럽의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어머니가 노크 없이 방에 들어가거나 잠을 자고 오는 캠프에 자녀를 보내지 않는 것이 과보호 양육에 포함되지만, 한국에서는 과보호로 해석되지 않는다.

과보호 양육을 하는 부모는 유아의 도전에 포함된 위험과 어려움을 앞서 걱정하며 자녀의 행동과 환경을 제한하거나 대신해서 그 일을 해주기 때문에 유아는 예상치 못한 역경에 대처하는 기술을 터득하지 못하고 스스로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고 믿어 불안과 걱정을 내면화하게 된다. 시간이 없는 자녀를 대신하여 과제를 해주는 어머니의 행동은 자녀가 문제상황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버리고, 이러한 패턴이 계속되면 자녀는 작은 어려움 앞에서도 어쩔 줄 몰라 하며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부모가 해결해주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게 된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성인이 되어서도 문제에 직면하지 않고 다른 누군가에게 의존하거나 해결하려는 시도가 좌절되었을 때 재도전하기보다는 회피하려는 태도로 이어진다.

수많은 연구에서 과보호 양육은 자녀의 행복이나 성공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 부모가 과보호 양육을 하는 유아는 학령기에 접어들었을 때 일상에서의 불안수준이 높았으며 정서조절능력이나 사회적 관계를 맺는 능력이 더 낮았다. 또한 갈등상황에서 문제를 대처하기 어려워하였으며 신체적으로 비만일 확률도 높았다.
과보호 양육을 한 부모들은 그 모든 것이 아이를 위해서였다고, 아이가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기를 바라며 한 것이라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자녀의 모든 것을 대신 해주려 하는 대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격려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조금 부족해보여도,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참고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미래사회의 인재로서 성장하도록 돕는 지름길이다. 자녀와 자신을 독립된 존재로 여기고 성공할 기회뿐 아니라 당당히 실패할 기회를 주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문헌정영선, 박경자(2021). 유아기 자녀를 둔 과보호 양육척도 개발과 타당화 연구. 아동학회지, 42(3), 359-370.
정영선(2021). 어머니의 과보호 양육이 유아의 사회적 능력에 미치는 영향: 유아 불안의 매개효과. 아동학회지, 42(5), 641-653.
김영미, 송하나(2019). 부모의 불안이 아동의 불안에 미치는 영향: 과보호 양육과 아동의 인지적 왜곡의 매개효과 검증. 아동학회지, 40(5), 55-68.
유미현(2021.06.24). 아이에게 실패의 경험을 허하라!... 잔디깎기 부모의 문제. 수원화성신문. http://www.esuwon.net/63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