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9년 summer 제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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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로운 선택지를 만드는 힘의 원천

 최근 영화 ‘알라딘’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알라딘’은 누적 관객 수 약 1032만 여 명을 기록하며(2019.7.16.기준) 역대 외화 흥행 5위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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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2019)

 5월 23일에 개봉해 7월까지도 계속되는 흥행세에 ‘알라딘’은 ‘겨울왕국’을 제치고 역대 디즈니 영화 최고 흥행작 등극 및 뮤지컬 음악 장르 최고 흥행작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필자는 ‘알라딘’을 3회(2D 2회, 4D 1회) 보았다.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을, 뮤지컬 음악 장르를 평소에 즐겨하지 않음(나에겐 ‘라라랜드(2016)’가 그저 그랬다!)에도 불구하고 무려 3회씩이나 극장에 가서 보았다. 무엇이 나를 이토록 알라딘에 빠지게 만들었을까.

 2014년 말레피센트를 시작으로 애니메이션 내용 기반의 실사 리메이크편이 계속해서 개봉되고 있는 가운데, 2번 이상 볼 정도로 내 마음을 크게 흔드는 영화는 그동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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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피센트(2014) / 신데렐라(2015) / 미녀와 야수(2017)

 애니메이션이 실사화 되면서 내용이 조금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뿐더러 애니메이션만이 실현시킬 수 있는 판타지 요소를 실사가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디즈니의 공주님(?!)들은 현 상황을 바꾸어 줄 백마 탄 왕자님을 꿈꾸는 것이 여전했다. 조력자로 인하여 비로소 그녀들의 인생이 완성형이 되는 결말은 현시대에서는 너무나 시시한 것임에 분명하다.

 예를 하나 들자면, ‘미녀와 야수(2014)’의 벨은 프랑스의 작은 시골에서 벗어나 더 넓은 곳으로 모험을 떠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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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야수의 성”에 머물며 지내는 동안 모험에 대한 갈망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야수의 성”을 마을에서 조금 벗어났다고, 모험의 장소로 볼 수 있을까? 타의에 의해 갇힌 성에서 그녀는 아버지도, 자신의 미래도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책 속에서의 드넓은 세상만을 원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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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험의 기회가 왔을 때, 벨은 새로운 미지의 세계가 아닌 과거를 향해 간다. 글을 모르는 아이에게 글을 읽히고 편리한 빨래도구를 발명했던 그 동네 나름의 신여성이었는데 왜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세계가 아닌 “가족사 여행”을 한 것일까.

 외면보다 내면을 보아야 한다는 감동러브스토리지만 야수의 성과 그를 보필하는 이들이 없었다면, 쓰러져가는 초가집에 야수가 홀로 벨을 가뒀다면 과연 그를 사랑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성에서 배운 에티켓과 지식들이 그를 야수의 탈을 쓴 왕자로 만들었지 결코 그는 단순한 비스트beast가 아니었다. 벨은 ‘누구네 집 숟가락 수까지 다 아는 좁디좁은 동네’를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가는 모험이 아닌 ‘긁지 않은 복권 같은’ 야수를 사랑하는 모험에 그쳤다.

 실사화의 한계인가 라고 실망하고 있는 와중에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가 침묵(feat. speechless)을 깨고 나타났다. 어릴 적 KBS 디즈니 만화동산에서 보던 애니메이션과 거의 흡사한 장면과 노래가 추억양탄자에 몸을 싣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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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디즈니 만화동산 알라딘(1997)

 프린세스 자스민은 기존의 애니메이션보다도 더 주체적인 여성으로 표현되었다. 원작은 자스민과 알라딘이 결혼하고 결국엔 알라딘이 술탄(왕)이 되는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서양 버전이었다면, 영화에서는 그녀 자신이 술탄이 되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스토리로 업데이트 되었다. 자스민은 영화 내내 침묵이 강요되는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술탄의 자격이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어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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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탄인 아버지에게 자신은 왕이 될 준비를 해왔으며 자신의 백성은 이웃나라 왕자가 아닌 본인이 술탄이 되어야한다고 말하지만 천년 묵은 법은 자스민을 용납하지 않는다. 마법양탄자로 하늘데이트를 즐기는 중에도 자스민은 ‘가장 아름다운 것은 저 사람들(백성들)’이라고 하며, ‘난 술탄이 되고 싶다’고 계속 표현하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보면, 이루지 못할 꿈이다. “법은 법이다.”를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여성은 결코 술탄이 될 수 없다. 영화를 다보고 나중에 느낀 건데, 알라딘도 이를 모를 리 없을 텐데도 자스민에게 당신이 아니면 누가 술탄이 되겠냐고 말해주는데, 콩깍지가 씌어서 해준 말인 걸까 하면서도 꿈을 격려해 준 알라딘이 새삼 스윗하면서도 고마웠다.(나는 자스민이다, 나는 자스민이다.)

 자스민이 술탄의 자격이 되는 결정적인 장면은 장군 하킴의 마음을 돌리는 자스민의 카리스마와 호소력 짙은 애민심에 있었다. 군 통솔력까지 거머쥔 자스민은 자신을 어리고 연약하다고만 생각했던 아버지에게 비로소 술탄의 자격을 인정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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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로써 자스민은 “여성은 술탄이 될 수 없다”는 천년 묵은 법을 파기하고, 여성도 술탄이 될 수 있다는 선택지를 만들어냈다.

 알라딘 개봉 한 달 뒤에 토이스토리4가 개봉을 했는데, 새로운 주인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우디 스토리가 나온다. 영화 전반적으로 정체성이 혼란하고 무기력한 우디와 달리 보핍은 주인 없이도 스스로 정체성을 찾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간다. 기약도 모를 보니의 방에서 삶을 살아갈 것인지,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갈 건지는 본인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 알라딘도 후반에 가면, 알라딘 이야기가 아닌 자스민 이야기로 느껴지는 것처럼 토이 스토리도 우디 보다는 보핍에 의해 인도되는 우디 이야기 느낌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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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4(2019)_보핍

 보핍은 “장난감은 주인이 있어야만 존재가치가 있다”는 편견을 깼으며, 자스민은 “여성은 술탄이 될 수 없다”는 천년 진리를 깼다. 남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선택지를 만드는 것은 천년이 걸리기도, 수만 명의 비난을 받기도 한다. 새로운 선택지를 스스로 만들고 그 선택지를 실현시키는 일은 인생 전체를 걸어야 되는 일이다. 그 힘은 나 자신을 믿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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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주희
이러닝팀 직원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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