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8년 Spring 제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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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치료학과 김현미 교수의 상담 Story 13. 성인아이 (adult 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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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아이는 몸은 어른이지만 감정표현방법은 미숙한 어린아이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성인이 된 이후에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말한다. 상담장면에서는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자라난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알코올 중독자를 치료하면서 이들이 어린 시절의 패턴을 삶에서 반복하고 있음을 발견하면서 사용하기 시작한 개념이다.

 성인아이증후군은 어린 시절 가정폭력 등으로 자신의 욕구가 제대로 표현되고 수용되지 못한 경우에 발생한다. 인간은 태어나서 성장하면서 각 발달 시기에 따라 단계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욕구가 존재한다. 정상적인 욕구들이 충분히 채워지지 못했을 때,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마음에 품은 채로 어른이 된다. 이렇게 어린 시절에 아이로서 당연히 경험하고 받았어야 할 신뢰와 안전, 사랑과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는 성장하면서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겉만 성장한 성인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성장하면서 어린 시절에 긍정적인 정서가 충족되지 못하고 오히려 상처를 받은 결과 성인이 되어서도 과거에 상처받은 내면의 아이가 마음 안에 그대로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즉, 어린 나이에 성인이 겪어야 하는 큰 일들과 책임을 느끼며 아이가 아닌 어른처럼 행동해야 하는 압박감을 감당해야 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않은 어린 시절의 문제를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어린 시절에 ‘착한 아이’, ‘부모 말을 잘 듣는 아이’, ‘눈치가 빠른 아이’,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아이’였을 가능성이 크다. 상담장면에서 만난 성인아이는 어린 시절 부모의 부부 불화, 알콜중독이나 폭력 등으로 인해 가족 내에서 불안을 경험하거나, 부모의 우울증이나 정신장애 등으로 인해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사람들이 많다. 성인이 되어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다가 자신보다 약한 배우자나 자녀에게 분노를 폭발하기도 하고, 감정이나 태도, 행동이 상처받은 어린아이의 영향력에 의해 지배당하곤 한다.

 성인 아이는 공허하고 죄책감이 많으며 정체성이 불안정한 특성을 보인다. 이들은 독립성이 부족하며 과도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다양한 중독에 빠질 위험이 있다. 건강한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의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알콜, 도박 중독에 빠지기 쉽다.

 Sledge가 정리한 성인아이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또는 무엇을 느끼지 못하는지 알지 못한다.
② 특별한 이유 없이 수치심을 느낄 때가 있다.
③ 타인으로부터 칭찬이나 인정의 말을 듣는 것을 어색해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한다.
④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이 있다.
⑤ 계속해서 사건과 사람들을 통제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⑥ 항상 너무 지나치게 노력한다.
⑦ 매우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위해 직접 착수하는 일을 계속 뒤로 미룬다.
⑧ 억압된 분노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⑨ 이렇게 할 이유 없이 두려움(공포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⑩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압도되거나 성공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린다.
⑪ 충동적인 행동을 한다.
⑫ 권위적인 인물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거나 반항한다.
⑬ 어린 시절의 전부 혹은 일부를 빼앗겼다는 느낌이 있다.
⑭ 정상적인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당황한다.
⑮ 다른 사람들이 원치 않을 때에도 다른 이들의 문제에 책임을 진다.

 이러한 성인아이의 특징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A씨는 각각 3, 5, 7살 세 자녀를 둔 36세 기혼여성이다. A씨의 아버지는 거의 매일 술을 마시고 집에 와서 엄마를 때리고, 밥상을 뒤엎는 사람이었다.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한 엄마는 부엌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울거나 몇 시간씩 집을 나가곤 했다. 장녀였던 A씨는 그런 어머니를 보면서 ‘나는 엄마를 힘들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랐고,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속상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절대 엄마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 불안과 공포,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당한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였는데, 자녀 양육과 가사에 점점 지쳐가면서 우울감이 심해졌다. A씨는 남편이 직장생활을 해서 돈을 벌어오기 때문에 남편에게 양육이나 집안일을 부탁하지 않고 혼자 100% 감당하고 있었으며, (아버지에게 맞고 무기력하게 있는 엄마가 아닌) ‘자녀들의 욕구를 잘 알아주고 해결해주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아침부터 밤까지 고군분투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놀이터에서 2시간씩 그네를 밀어주고, 아무리 피곤하고 지쳐도 책을 읽어주고, 밖에 나가서 음식을 사 먹는 일도 거의 없었다. A씨의 하루 일과를 듣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피곤할지’ 이해할 수 있었다. 동네 엄마들과 만날 때도 가능하면 그 사람들의 요구를 다 맞춰주는데 친해지는 느낌은 없어서 공허하고,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게 화가 나기 시작하면서, 자녀들에게 화를 내는 일이 많아졌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A씨는 상담을 통해 어린아이로서 자신이 느꼈던 두려움과 외로운 마음을 자각하고, 자신의 부모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입 밖으로 꺼내보았다. 또한,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엄마’가 얼마나 경직된 모습인지를 깨닫고, 왜 그렇게 좋은 엄마가 되려고 힘들게 노력하고 사는지에 대한 원인을 이해하게 되었다. 말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도와주기를 바라면서 남편에게 서운함과 분노를 키워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집안일을 부탁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간 오전 시간에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고 좋아하는 활동을 찾아서 해볼 것을 권유하자 운동과 운전 연습을 하고, 자원봉사를 시작하면서 삶의 활력을 찾게 되었다.

 인간은 과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그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 상처받은 내면 아이는 수시로 자신을 알아달라고 고개를 내민다. 그 아이는 야단치거나 무시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 아이가 무엇을 원하고 있고,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귀 기울여 주어서 성인아이,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조금씩 성장해서 건강한 성인이 돼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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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제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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