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류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중문화 미디어들은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산업적인 중요성도 새삼 강조되는 분위기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미디어 빅뱅이라 할 수 있는 일련의 움직임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 중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것이 지난10월 22일 미국 2위 통신사인 AT&T가 미국 3위 미디어기업인 타임워너사를 854억 달러(한화로 약 97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뉴스이다. 이 발표가 중요한 이유는 거대 통신자본이 문화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공격적인 선언으로 지금까지 전통적인 통신산업과 미디어산업 생태계가 요동칠 정도의 파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예전의 미국 미디어 산업은 월트디즈니나 워너브라더스 등의 대형 미디어콘텐츠 제작사들이 배급사와 방송사를 소유하는 형태로 극장이나 지상파TV, 케이블TV 등의 매체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전달되는 형태였다. 이러한 흐름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망의 발달과 모바일기기의 급속한 보급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는데 현재는 점차 통신사들의 인터넷망을 활용하는 VOD(video on demand)로 불리우는 주문형비디오 서비스가 점차 주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통신사들이 통화료 같은 예전 같은 방식의 수입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유료방송 및 VOD 서비스를 통한 콘텐츠 이용료가 앞으로 큰 수입원이 될 것이라 전망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나 전화기를 발명한 것으로 유명한 그레헴 벨이 설립한 ‘벨 전화회사’가 전신인 AT&T 라는 통신회사가 ‘배트맨’, ‘슈퍼맨’ 시리즈와 ‘해리포터’ 시리즈, ‘왕좌의 게임’ 등의 판권을 가지고 영화와 TV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 타임워너사가 결합한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을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AT&T가 최종적인 목표는 영화와 TV 드라마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스트리밍 서비스 하여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넷플릭스와 같은 인터넷 기반 동영상 플랫폼을 만들려고 하는 계획일 것이다. 2016년 1월 7일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전세계적으로 유료 가입자를 8100만명 넘게 확보하면서 점차 그 세를 불리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의 성장에서 주목할 점은 미국에서 서비스 초기에 정액제를 큰 장점으로 별도의 추가요금 없다는 점이 부각되어 인기를 끌기 시작했던 넷플릭스는 그 이후 제작비를 아끼지 않고 공을 들여 제작한 ‘하우스 오브 카드’와 ‘제시카 존스’ 등의 자체 제작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 방송시장의 패러다임을 무너뜨리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앞서 언급한 AT&T의 타임워너사의 인수 발표나 넷플릭스의 성장 배경에서 시사하는 점은 우수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점이고, 2000년대 초반까지 침체를 겪었던 월트 디즈니사가 마블코믹스와 루카스필름 등의 콘텐츠제작사를 인수하면서 ‘어벤져스’ 와 ‘스타워즈’ 시리즈를 만들며 올 한해 2016년 10월까지 영화 박스오피스 매출에서 58억 5,000만 달러(한화로 약 6조 6,994억)을 기록하면서 완벽하게 부활한 사실만으로도 콘텐츠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현재 한국의 경우도 ‘태양의 후예’와 같은 우수한 콘텐츠와 K-POP 가수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한류의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미디어 산업의 변화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미디어산업계도 SKT와 KT 그리고 LG U+ 등의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미디어콘텐츠 제작에 초점을 맞추고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케이블tv 업체나 방송제작사등을 인수할 계획 등을 세우고 있지만 이러한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우수한 콘텐츠의 확보이며, 우수한 콘텐츠가 제작하기 위한 환경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