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CU 연 Quarterly Webzine 2016년 Summer 제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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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맛집유산 답사기 3. 3대천왕 돈가스 돈까스 먹는 용만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돌아온 맛집남자 이승태입니다.

 지난 웹진에서는 ‘캠핑’을 주제로 한 맛집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요즘 같이 무더운 날씨에 여러 가지 이유로 캠핑을 갈 수 없으신 분들께는 정말 딱!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TV의 예능프로그램이나 교양프로그램, 매스컴을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가 바로 맛집입니다. 과거 ‘장사가 잘되려면 입소문을 타야한다’ 라는 말이 무색하듯, 요즘은 입소문으로 전달되는 형태의 맛집보다는 티비에 소개되거나 음식을 소개하는 인터넷 블로그, SNS등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식당이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맛집도 요즘 들어 티비에 꽤 많이 소개되었고, 최근 ‘3대 천왕’이라는 프로에 소개되어 때 아닌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집입니다. 저는 아주 어릴 적부터 자주 들르던 곳이라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기분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이렇게 TV에 출연을 하게 되면 그때부턴 내가 먹고싶을 때 가서 바로 먹는 그런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한편으론 알려지지 않았던 집이 유명세를 타게 되면, 제가 맛객으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걸 증명하는게 아닌가 하는 뿌듯함도 가지게 됩니다.

상호명을 노출하지 않는 방송 특성상 부제인 돈가스 연구소라는 이름으로 나왔네요.
출처 : SBS 백종원의 3대천왕

 오늘 소개할 곳은 흔히 ‘왕돈가스’라고 불리는 분식점 형식의 돈가스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식당인데요, 서울 상계동에 위치한 ‘돈까스 먹는 용만이’입니다. 돈가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죠?

이제 저 간판 상단에 ‘백종원의 3대천왕’도 추가되겠네요.

 처음 발걸음을 옮기게 되면 특이한 이름을 가진 간판이 손님을 반깁니다. ‘돈까스 먹는 용만이’라니 예전에 TV예능에서 한창 유행하던 ‘떡먹는 용만이’ 라는 코너가 생각납니다. 아마 사장님이 그 프로를 패러디해서 단순하게 지으셨을 거라는 예상이 되는데요. 하지만 이곳의 음식은 이름만큼이나 단순하진 않습니다. 보통 메뉴가 많은 곳은 가지 말라는 맛객계의 불문율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메뉴는 20여가지가 넘습니다.

 태생이 학생들을 상대하는 작은 식당이다 보니 최초의 이 식당은 분식점에 가까운 형태였습니다. 그때도 돈가스 집이긴 했지만요. 그때부터 사장님이 10년 넘게 끊임없이 메뉴개발을 하시다보니 메뉴가 아래 사진과 같이 엄청나게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메뉴도 축소하고 축소한 것이라고 사장님이 말씀하시더군요. 그만큼 이곳의 돈가스는 긴 세월동안 고집스럽게 뜨거운 기름 앞에서 혼을 불태운 장인의 자부심이 담겨있습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살아남은 메뉴들인 만큼 음식 하나하나가 고객들에게 엄선되고 검증되었다고 볼 수 있죠.

실제로 이곳에 방문하면 없어졌거나 개발했던 메뉴를 사장님이 따로 적어놓으셨습니다. 장인이 되기 위한 땀과 노력이 보입니다. 신메뉴들도 고객이 찾지 않는다면 칼같이 삭제!

 저 수많은 메뉴를 다 먹어보진 못했지만 이 식당의 음식은 대부분 사장님의 연구와 노하우가 들어가있으며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결정적으로 맛있습니다. 제가 이 식당을 학생시절부터 어른이 되어서까지 다니는 데엔 이유가 있겠죠?

 내부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벽면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메뉴판입니다. 하도 사장님이 이런저런 돈가스를 추가하다보니 종이를 덧대고 그 위에 써져있는 메뉴도 보입니다.

그간 실험정신을 통해 만들어졌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다양한 메뉴.
왼쪽은 무지개떡 돈가스. 오른쪽은 초코롤 돈가스.

 제가 처음 이곳을 방문했던 10년 전쯤에도 다양한 메뉴가 있었습니다. 그땐 지금처럼 검증된 메뉴보단 실험정신을 통해 만들어진 메뉴도 상당히 많았죠. 점점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빠르게 소진되는 음식들에 많은 신경을 쓰다 보니 사라진 메뉴도 많지만 제 기억한편을 차지하는, 그리고 찾는 손님은 거의 없었어도 이 집에서 가장 유명했던 메뉴가 있습니다. 도전메뉴라고도 불리던 ‘대왕돈까스’입니다.

사장님이 2006년 본인 블로그에 직접 올리신 대왕돈가스.

 지금은 없어졌지만 당시 대왕돈가스는 그 동네 뿐 아니라 각지의 대식가들이 도전을 하기 위해 방문하는 이유였습니다. 제한시간 내에 다 먹으면 공짜, 실패하면 2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메뉴였죠. 그 당시 몇 년간 성공했던 인원이 5명 정도로 기억되는데요, 성공한 사람들은 사장님이 직접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전시했던 기억도 납니다. 맛 뿐 아니라 이런 다양한 이벤트도 즐겨하셨던 유쾌한 사장님이셨죠. 그나저나 저 대왕돈가스는 지금 봐도 크기가 어마어마하군요. 옆에 있는 1.5리터 콜라를 생각해보면 크기가 짐작이 가실겁니다.

식당의 대표메뉴. 위쪽부터 듀얼까스, 까르보까스.

 제가 이날 방문해서 주문한 메뉴는 ‘듀얼까스’와 ‘까르보까스’입니다. 둘 다 이 식당을 대표하는 돈가스입니다.(3대천왕에도 나왔었죠!)

 듀얼까스는 제가 학창시절부터 즐겨먹던 단골메뉴입니다. 달콤 짭조름한 일반 돈가스 소스와 매콤한 소스를 반반으로 부어 두 가지 맛을 고루 즐길 수 있는 메뉴인데요, 사진을 보시고 눈치채신분도 계시겠지만 사장님이 깨로 매운맛과 일반맛 소스를 구분해놓은 센스도 돋보입니다. 매운 음식을 잘 못드시는 분들도 매운맛 일반맛을 번갈아가며 드시면 매우 훌륭한 맛의 조합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아래쪽에 있는 까르보까스는 말 그대로 까르보나라 소스를 돈가스에 부은 것인데요, 다소 느끼해보일 수 있지만 저 안에 할라피뇨를 잘게 썰어넣었기 때문에 느끼함을 잡아주어 되려 산뜻한 맛을 보이는 돈가스입니다. 거기에 시중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까르보나라 파스타처럼 소스에 알새우와 베이컨이 듬뿍 들어있어 굉장한 포만감을 선사해주는 메뉴입니다. 다양한 식감도 즐길 수 있구요.

 이 식당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콜라, 밥 무제한’ 제공입니다.

 돈가스가 튀긴 음식이다 보니 콜라를 찾는 손님들이 당연지사 많을 텐데요, 대인배 사장님은 돈받고 팔아도 충분히 팔릴 콜라를 공짜로! 무려 무한리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단 무제한이기 때문에 낭비될 수 있는 상황을 고려, 컵에 남길 경우 500원의 벌금을 받고 있습니다. 공짜로 제공받는 것을 전제로, 충분히 가능한 패널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은 방송에 소개가 잘 안되었는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지금의 넓은 매장이 아닌 분식점 개념의 테이블 4개짜리 식당 시절부터 즐겨 가던 단골일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맛과 분주하지만 에너지 넘치는 이곳은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지금의 장소로 이전한 이후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추억을 돌려받은 기분에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맛집남자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 돈가스를 추천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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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승태
입학홍보팀 직원
멋진 맛집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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